1977년 6월 12일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복을 위한 원정팀이 한국 땅을 떠났다. 그 팀의 막내로 제주출신의 산악인 고상돈이 있었다.
정상을 정복하기 위한 1차 공격조가 폭설을 견디지 못하고 내려왔을 때 고상돈이 2차 공격조로 투입됐다.
그가 정상을 향해 출발한지 8시간50분이 지날 무렵. 베이스캠프의 무전기에서 고상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더 오를 곳이 없습니다. 여기는 정상입니다.” 그해 9월15일 고상돈은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섰다.
성대한 귀국 축하 퍼레이드가 열렸다. 그를 포함한 원정팀은 청와대로 초청돼 당시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그의 에베레스트 등정을 기념한 ‘거북선’ 담배까지 나왔다.
제주에서 고상돈의 에베레스트 등정 40주년을 기리는 걷기 대회가 열린다. 고상돈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오는 5일 한라산 고상돈로에서 열리는 ‘2017 한라산 고상돈로 전국걷기대회’다.
고상돈로 전국걷기대회는 2011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7회째다. 올해는 고상돈이 에베레스트를 정복한지 40년이 된 해인만큼 더 많은 이들이 걷기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977년 당시 고상돈과 함께 에베레스트 등반에 나섰던 김영도 대장(현 대한산악연맹 고문)을 비롯해 2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가자들은 이날 한라산 어승생수원지 서쪽 삼거리를 출발, 고상돈이 잠들어있는 한라산 1100고지 고상돈 공원까지 8848m 구간을 걷게 된다.
행사가 열리는 1100고지 고상돈 공원 광장에서는 걷기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을 위해 알펜트리오의 공연이 펼쳐져 다양한 산노래를 들려준다. 또 참가자들에게 배낭 등 다양한 등산장비를 추첨을 통해 제공한다.
1948년 12월28일 제주에서 태어난 산악인 고상돈은 1977년 에베레스트에 오르며 대한민국을 세계 8번째의 에베레스트 등정국가로 세계에 알렸다. 대한산악연맹은 이날을 기념해 매년 9월 15일을 산악인의 날로 지정해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고상돈은 이후 1979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 역시 한국인으로는 처음 올랐으나 하산도중 추락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 그의 유품은 가족들이 제주도에 기증, 현재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한라산 고상돈로는 산악인 고상돈을 기리자는 의미를 담아 2010년 2월 명예도로로 지정됐다. 제주시 어승생 삼거리에서부터 서귀포시 탐라대 사거리 18km 구간이다.
걷기대회 참가 희망자는 ㈔고상돈기념사업회로 전화(064-721-8848), 팩스(070-4408-5358) 또는 이메일(kosangdon@naver.com)로 신청하면 된다. 참가비는 1인당 1만원이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