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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그리고 오늘 이 자리를 빛내 주시기 위해 참석하신 귀빈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6월4일 지방선거가 끝나고 취임 직전까지 도내 곳곳을 돌며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깊은 대화를 나눴고, 다양한 의견과 요구를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뜻깊고, 가슴벅찬 시간들이었습니다. 제주교육의 영광스런 과거와 제주교육이 풀어가야 할 현재,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실현해야 할 제주교육의 미래를 동시에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 개인 이메일로도 많은 의견과 요구들이 담긴 편지가 왔습니다. 특히 6.4 지방선거 개표가 한창이던 6월5일 새벽 1시30분경에 받은 이메일은 지금도 기억에 선합니다.

 

서귀포에 사는 공무원을 준비하는 한 남성 수험생이 보낸 편지였습니다. 편지에는 자신이 경험한 고입제도에 대한 솔직한 심정과 개선요구가 담겨있었습니다.

 


모든 내용을 소개해 드릴 수 없지만, 제 마음을 찡하게 했던 문장을 소개할까 합니다. “이 좁은 지역에서 비평준화, 서열화가 학생들에게는 낙인이 됩니다. 학부모들도 구별하며 차별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 호소를 접하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힘든 시험준비로 무척 피곤했을텐데, 늦은 시간 저에게 편지를 보낸 절실함이 무엇이었을지를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절실함은 비단 그 청년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많은 도민들과 교육가족들이 제게 해주신 이야기에서 제주교육을 향한 절실함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슴깊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난 4월 일어난 세월호 참사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됐습니다.

 

한국사회와 우리 교육의 진정한 혁신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절박한 호소는 지금도 제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도민들과 교육가족들이 제게 해주신 이야기들. 그리고 세월호 참사를 통해 나타난 국민들의 분노와 절박한 호소.

 

이 속에는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말고,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지켜달라’는 진심이 공통적으로 녹아 있습니다.

 

이제 제주교육은 언뜻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어떤 수식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무한한 가치를 지닌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아이들의 행복은 정책과 제도만 좋다고 지켜지지 않습니다.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경쟁과 서열 중심의 교육문화’를 ‘협력과 배려의 교육문화’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정책과 제도는 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될 뿐, 정답이 되지 못합니다. 문화는 교육공동체들의 의지와 소통, 실천에 따라 변화의 속도와 방향이 결정됩니다.

 

저는 오늘 제15대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으로 취임하며 ‘배려와 협력으로 모두가 행복한’ 제주교육의 문화를 실현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교육문화를 바꿈으로써 1등과 실적, 성과에 몰두하는 경쟁과 서열 중심의 ‘냉정한’ 교육문화를 개선하겠습니다.

 

대신 모든 아이들의 행복을 도모하는 협력과 배려의 ‘따뜻한’ 교육문화가 교실과 우리 아이들의 삶에 물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교육을 떠올릴 때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삶의 굴곡마다 힘들 때 따뜻한 교육으로 위로를 받아 다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그동안 교육감과 교육관료가 행복했던 권위적인 제주교육의 구조를 과감히 걷어내겠습니다.
제주교육의 시선을 교육청과 교육감이 아닌, 아이들과 교육현장으로 돌려놓겠습니다.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지원의 초점을 교실과 교육현장에 집중하겠습니다.

 

교육의 효과가 아이들과 부모님, 교사들로부터 나타나는 민주적이고 탈권위적인 제주교육을 만들겠습니다.

 

치열한 경쟁구조로 아이들의 건강과 잠재력을 소진시켰던 현행 고입제도를 개선하고, 고등학교 체제를 개편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적어도 중학교까지는 몸과 마음을 건강히하고, 독서습관을 기르며 외국어 하나 정도는 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제학교 교육과정을 도입한 ‘제주형 혁신학교’를 만들어 제주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읍면학교를 살리겠습니다.

 

산북과 산남의 교육균형도 맞추겠습니다. 이를 통해 국제학교와 제주공교육의 교육격차를 줄이겠습니다.

 

지역공동체를 복원하고, 제주의 인재들이 읍면학교에서 키워지도록 하겠습니다.

 


평가와 수업방식의 개선으로 배려와 협력, 건강이 숨쉬는 가장 안전하고 평화로운 교육현장을 만드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를 위한 모든 정책과 행정은 ‘소통’과 ‘통합’의 원칙 속에서 추진될 것입니다.

 

교육의 효과가 지속가능하게 아이들의 삶과 교육현장에 전해지려면, 도민들의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튼튼히 자리해야 합니다.

 

신뢰없이 단기적 성과에 몰두하다보면 도민사회의 분열 및 교육의 양극화 등 과거의 실패가 반복될 것입니다.

 

저는 소통과 통합의 원칙을 기반으로 도민들의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을 튼튼히 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교육청과 도민사회, 교육가족들이 교육정책과 행정을 공감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제주교육.

 

희망교육으로 소통하고, 아이들의 행복으로 통합하는 새로운 제주사회.

 

그 속에서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며,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경쟁력과 잠재력을 발현하는 새로운 제주 아이들의 삶.

 

비단 저 개인만의 꿈은 아닐 것입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염원일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미래의 희망을 기약하며 묵묵히 힘든 삶을 견디는 우리 아이들이 바라는 절실한 미래이기도 합니다.

 

교육에 헌신하는 부모님과 교육가족들이 늘 꿈꾸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고입제도 개선과 고교체제 개편.
국제학교 수준의 공교육 실현.
읍면학교 활성화를 통한 지역공동체 복원.
무상의무교육 점진적 실현.
산북과 산남의 균형교육 실현.
협력과 배려, 안전과 건강이 숨쉬는 평화로운 학교환경 조성.
교육 본연의 활동에 집중하는 교육환경 확립 등
제주교육 앞에는 많은 과제가 놓여있습니다.

 

또한 장애인을 포함한 특수교육과 다문화 교육, 평생교육,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 교육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다양한 교육을 포용하는 시대적 요청에도 응답을 해야합니다.

 

이는 제주교육의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자연스런 변화의 흐름이자,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사명입니다.

 

교육의 본질가치인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실현해달라는 도민들의 엄중한 명령이기도 합니다.
그 사명과 명령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제주교육의 과거와 현재, 미래와 적극 대화하겠습니다.

 

선배들이 이룩한 제주교육의 영광을 잊지 않겠습니다. 원로들과 선배들의 지혜를 배우고, 적극 활용하겠습니다.

 

제주교육의 현실을 명확히 진단하겠습니다. 도민들 및 교육가족과 소통하고 통합하며,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정책과 행정을 펼치겠습니다.

 

긍정적 전망과 희망이 가득한 제주교육의 미래를 설계하겠습니다.

 

도민들과 함께 진정한 제주교육의 100년의 기틀을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이제부터 ‘아이들의 행복’으로 하나된 새로운 제주교육 원년을 시작하려 합니다.

 

이에 대한 출발점으로 저는 교육지표를 ‘배려와 협력으로 모두가 행복한 제주교육’으로 정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과 도민들, 교육가족들이 새로운 제주교육을 일궈낼 또 다른 ‘교육감’이 되어주십시오.

 


그렇게 된다면 교육지표는 선언적 문구가 아니라 진정 우리 아이들의 삶과 하나되는 일상의 가치로 자리할 것입니다.

 

그리고 제주에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교사들과 교육관료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미래와 제주교육 발전에 헌신하는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전국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발전 잠재력이 가득한 우리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이 든든히 자리를 지켜 주시기에 제주교육은 비로소 유쾌한 변화와 혁신을 시작할 수 있고, 진정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발전잠재력을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키워주고 발현하는 선순환적이고 생산적인 교육구조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경쟁보다는 협력, 서열보다는 배려가 숨쉬는 안전하고 따뜻한 교육을 뿌리내릴 수 있습니다.

 

소통과 통합, 희망으로 하나된 제주교육을 향해 힘차게 나아갑시다.

 

새로운 제주교육의 길, 도민들의 손을 맞잡고 흔들림없이 걸어가겠습니다.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지난 10년동안 제주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오신 양성언 교육감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언제나 제주교육 발전에 큰 힘이 되어주신 우근민 지사님과 새로 취임하신 원희룡 지사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제주교육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십시오.

 

그리고 바쁘신 가운데에도 자리를 빛내주신 귀빈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당한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7월 1일

 

제15대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이석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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