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상을 놓고 제주도와 시민단체 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여기저기를 떠돌며 방치돼 오던 돌부처상이 문화재자료로 지정돼 5억원이 특정사찰로 지원된 데 따른 의혹의 후폭풍이다.
제주경실련은 6일 성명서를 통해 “선운정사의 돌부처상에 들어간 우근민 도정의 예산지원 의혹을 철저히 밝히고 제주도문화재자료 지정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문제가 된 돌부처상은 1988년 계룡대개발사업에 의한 토지 수용이 이뤄지면서 방치돼오다 신원미상 매매업자의 반출에 의해 대구시 남구 이천동 소재 유모씨에게 넘어갔다.
이후 돌부처상은 대구 이천동 골동품상을 거쳐 포항시 북구 기계면 소재 충효사로 넘어갔다가 2008년 선운정사에 의해 제주도로 반입됐다.
제주도는 우 지사가 당선된 2010년 7월 현장실사를 거쳐 2011년 3월 2차 회의를 개최한 뒤 그해 9월26일자로 돌부처상을 문화재자료로 지정했다.
경실련은 “우근민 도정은 도지사 당선과 함께 전문가의 현장실사와 제주도문화재심의위원회 회의를 가졌지만 근거자료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회의를 보류했다. 하지만 2011년 3월 문화재위원회 위원 8명 전원은 제주도가 일방적으로 제시한 자료에 근거해 가결 처리, 문화재자료로 지정했다“고 주장했다.
2012년에는 돌부처상 훼손에 따른 복원공사 명목으로 1990만원을 투입했다.
경실련은 “최근 현장을 확인한 결과 돌부처의 떨어져 나간 귀와 금이 간 부분은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며 “다른 사찰의 불상을 뒤로하고 유독 선운정사에 거액을 몰아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5억원대 보호누각 건립사업에 대해 “돌부처 보수공사에도 만족하지 못한 우 지사가 거액을 지원해 대형 누각을 건립하고 있다”며 예산 편성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경실련은 “감사 결과에 따라 검찰은 수사를 하고 우 지사는 그간의 내용에 대해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제주도 지난달 26일 언론보도가 나가자 해명자료를 통해 “개인사찰사업 확장에 거액의 도민혈세 지원(민간자본보조예산)했다’는 부분에 대해 “선운정사 석조약사여래불좌상은 2011년 9월26일 문화재자료 제11호로 지정돼 문화재자료를 보존·관리하기 위해 민간자본보조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도 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1일부터 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히고 해당부서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사찰에 교부한 보조금이 ‘지방재정법’과 ‘제주도 보조금 관리조례’ 등 관련법령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제이누리=이석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