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제주지사가 지난 12일 간부회의에서 ‘감귤아가씨 선발대회’를 재개최토록 지시하자 도내 여성단체들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도백이 도민 사회에 괜한 논란거리만 부추긴 셈이다.
제주여민회 등 제주지역 5개 여성단체와 3개 시민단체는 13일 공동성명을 통해 “시대착오적인 ‘제주감귤아가씨 선발대회’ 개최에 대한 재검토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 지사가 청소년들에게 '제주특산물 감귤을 알리고 감귤에 대한 애정심을 갖도록 하는 차원에서 감귤아가씨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며 “도대체 청소년들에게 감귤에 대한 애정을 갖도록 하는 것과 감귤아가씨 선발대회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청소년들의 감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외모 차별’을 조장하는 미적 기준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발상에 격노한다”며 “이미 모든 미인선발대회가 폐지되거나 공중파 방송을 떠났는데도 부활시키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캐물었다.
게다가 이들은 “지금 감귤농가는 한미 FTA로 국내 과수 중 가장 많은 피해를 예상하고 있고, 피해대책이 없어 가슴이 먹먹하기만 하다”며 “우 지사가 감귤 산업에 대한 부활을 꿈꾼다면 감귤아가씨 선발대회로 민심을 어지럽힐 것이 아니라 하루 속히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감귤아가씨 선발대회는 제주도의회가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성 가치관을 갖게 하는 등의 이유로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지난 2006년 폐지됐다.
이번 성명에는 제주여민회와 제주여성인권연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서귀포여성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지역본부 여성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도지부 여성위원회,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문화포럼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