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머리당 영등굿. 서우제소리(산신 서우제소리, 요왕 서우제소리, 영감 서우제소리)는 무(巫)의식에서 부르는 놀이 무가(巫歌)로 신(神)을 즐겁게 하고 기원(祈願)하는 석살림 제차에서 부른다. 곡(曲)이 흥겨워 노동요화(化) 됐거나 놀 적에 춤 추며 불러 유희요(遊戲謠)로 변이(變移)된 경우다. 서우제 소리는 본래 제주도 영등굿 할 때 석살림이나 영감놀이 등의 제차에서 불렀다. 이 노래는 제주도 무속(巫俗)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제주 전역에 그 공감대가 퍼져 있다. 이 노래는 가락이나 사설 엮음이 고정이고 유창한 맛을 준다. 무속에서 사용되는 노래들은 그 가락이 창민요(唱民謠)처럼 발달되어 있다. ‘서우제’ 라는 의미는 아직까지 분명하지 않다. 영감놀이 등에서 불려 지다 민간(民間)에 전이된 이 민요는 여흥(驪興)적인 장에서 가창(歌唱)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이 노래를 꺼려하여 일반 사람들은 부르기 꺼려한다. 그 가락 구조는 아외기 소리와 거의 동일하지만 사설은 다르다. 아외기 소리는 김매는 작업과 관련된 노동적인 사설을 주로 엮어 가는데 반하여 서우제 소리로 가창된다. 영등굿 등에서 바다
제주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가 ‘제주 여자의 일생 - 실픈 일랑 기린 듯 ᄒᆞ라’를 주제로 고광민 기증사진 특별전을 오는 23일부터 내년 3월 7일까지 연다. 제주 및 한국 서민 생활사를 연구하고 활동하는 고광민(제주출생)선생이 수집해 기증한 자료 60여 점을 전시에 담아 원초 경제사회 제주여성사를 살펴볼 수 있다. 산, 바다, 밭에서의 노동을 통해 역동했던 제주 여성이 삶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센터가 소장하고 있는 제주 여성들이 사용했던 생활도구 자료들을 재구성해 전시의 역사성과 현장성을 높였다. 전시의 구성은 제주도라는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억센 삶의 주인으로 자리매김했던 제주여자들의 삶의 모습을 탄생에서 하직까지 인생곡선(탄생➝ 소녀➝ 여청➝할망➝하직)에 따라 구성됐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인해 현장관람은 방역수칙을 반드시 준수하며 이뤄진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온라인으로 설문대여성문화센터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관람할 수 있다. 강봉숙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소장은 "제주여성과 관련된 자료들을 센터가 소장한 자료와 더불어 기획전시로 재구성
▲ 제주 민속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베 짜는 모습' 모형이다. ‘베틀노래’는 ‘베틀가’라고도 한다. 베 짜는 일이 지루하게 계속되어 자연 ‘베틀노래’는 장형 많은 박자 위주의 음영(吟詠) 민요이다. 다양하게 불리며 주로 베틀 구조와 기능을 아름답게 노래한다. 베틀 위에 앉은 부녀자들을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仙女)에 비유한다. 베틀다리에서부터 시작해 ‘앉을개’, ‘부테’, ‘말코’, ‘버거미’, ‘용두머리’ 등의 모양과 율동적인 작업을 의인화(擬人化)한다. 혹은 자연계(自然界)의 실재, 동물의 생태, 기타 현상들에 비유하여 형상화(形象化)하고 있다. 아름답다고 생각한 모든 사물들을 끌어다 자기 노동 도구를 찬양하는 찬가(讚歌)라 할 수 있다. ‘베틀노래’는 부녀자들이 베 짜며 부르는 여성 노동요다. 사설이 풍부하고 일정하게 짜여있으며 비유가 뛰어나다. 서사적 요소가 많고 베틀의 부분명(名)을 낱낱이 들어 비유하고 있다. 베 짜
▲ 고구마 썰어 말리기.[사진=제주도] 제주민요에 별로 많지 않은 ‘농부가’다. 아마 제주민요가 작업이나 노동별로 세분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원래 내 꿈은 농사짓는 교수였다. 지금도 그렇다. 다만 전임이 안 되고 겸임이어서 ‘농사짓는 학자’로 약간 수정했다. 제갈량만큼은 아니더라도 주말농사로 농지원부 등록 한지도 오래됐다. 지금은 콜라비, 배추, 무, 시금치, 브로콜리를 키우고 있다(한사람이 1년 동안 소비하는 브로콜리에는 평균 1,660여 마리의 벌레가 들어있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주장이다. 그래서 브로클리는 먹기 전에 잘 씻어야 한다. 그 애벌레와 알도 단백질이긴 하다.) 농부로다 농부로다 천하지대부가 농부로다 엉허어요 상사대야오 요 농사를 지어다가 늙은 부모님 공양 ᄒᆞ(하)세 요 농사를 지어다가 어린 자식 먹여 살려 검질(김)짓고 골 너른(넓은)밧디(밭에) 곱은쉐(굽은쇠, 호미를 말함)로나 우겨 가자 앞 멍에야 들어나 오라 뒷 멍에야 나고나 가라 앞 문 열고 바루(파루)를 치니 대명산천에 ᄃᆞᆯ(달) 솟아온다 하영(많이
▲ 꼴베기.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어릴 때 할아버지가 나에게 ᄆᆞᆼ생이 한 마리를 주기로 약속했다. 그 약속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고 난 실망했다. 그러나 그간 할아버지를 오해하고 있었음을 최근에야 깨달았다. 이제야 할아버지 본심을 알게 되었다. 지금 와 생각하니 할아버지는 정말 말을 키울 여건이 되는 사람에게 그 반려마를 주고 싶었던 거 같다. 지금이야 반려동물이 보편화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개나 고양이도 아니고 어린 망아지를 아버지가 근무하는 학교 따라 이사 다니던 어린 나에게 맡기기가 몹시 우려되셔서 그러셨던 거라 이해한다. 그게 맞다. 지금과는 달리 예전 제주에는 말을 기르거나 소를 기르는 사람이 많았다. 목장에 올려 키우던 말이나 소가 3살 정도 되면 집으로 내려 말과 소를 부릴 사람이나 마을에서 잘 다루는 분에게 의뢰해 마차나 쟁기질을 가르쳤다. 그렇게 해야만 쟁기질이나 마차를 끌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 철 소를 키우기 위해 많은 ‘ᄎᆞᆯ(꼴)’이 필요했다. 한 마리에서부터 비육(肥肉)을 전문으로 하지 않더라도 많게 5마리를 한꺼번
제주 돌담과 밭담을 중심으로 제주의 돌문화 경관을 다루고 있는 제주학연구센터의 제주학총서가 발간됐다 사제지간인 정광중 교수와 강성기 장학사가 함께 펴낸 '제주 돌문화경관 연구'다. 이 책은 제주 선인들의 삶에서 주요한 도구이자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했던 돌문화의 하위요소들과 경관으로서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총 3부에 걸쳐 12편의 논고를 실었다. 제1부 ‘제주 돌문화와 돌담 개관’에서는 제주 돌문화의 개념과 구성요소들을 살펴보고, 옛 문헌을 통해 시대에 따른 돌문화 기록들을 제시한다. 또한 제주 돌담의 가치와 그 속에 담긴 선인들의 지혜를 전한다. 제2부 ‘제주 돌문화 요소와 지역에서의 모습’에서는 돌문화 요소의 존재적 가치와 장소적 특성을 다루고, 해안 마을과 중산간 마을에서 각각 돌문화가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 살펴본다. 제3부 ‘문화경관으로 보는 제주의 밭담’에서는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경관으로서의 밭담을 주제로 제주 밭담과 유럽의 보카쥬 경관을 비교하고, 하도리와 고산리를 예로 밭담 경관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제주 방언과 지명 연구에 매진해 온 오창명 선생의 저작이 제주학연구센터의 46번째 제주학총서로 나왔다. 《일제강점기 제주지명 문화사전》은 일제강점기에 간행된 지도, 문헌, 논문 등에서 쓰인 제주 지명을 목록화한 사전이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 제주 지명에 대한 최초의 종합적 연구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일제강점기 제주 지명 문화 사전》은 일제강점기 시기에 우리나라 사람이나 일본 사람, 미국 사람에 의해 쓰이거나 간행된 문헌, 논문, 지도, 지형도 등에 쓰인 제주 지명을 목록화하고, 그 지명이 오늘날 어디를 이르는지, 오늘날은 어떻게 쓰이는지 등을 보이는 사전이다. 각 지명 표제어와 지명의 유래, 변천, 문화적 의미를 덧붙여 기술함으로써 사전의 의미를 확장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문자는 주로 한자와 일본어다. 많지 않지만 한글과 로마자로 쓴 것들도 있다. 따라서 이 사전에서는 한글 표기, 한자 및 한자 차용 표기, 일본어 가나 표기, 로마자 표기로 나눠 살폈다. 예를 살펴보면 '한독이: 제주도 제주시 용담1동 바닷가에 있는 지명. 예전에는 주로 ‘한도기’로 말해졌으나, ‘한데기’를 거쳐 요즘
어느 TV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보니, 가위개미는 무려 5500만년 동안이나 농사를 지어왔다고 한다. 중남미 열대에서 아래턱뼈를 가위처럼 사용하여 식물 잎을 뜯어다 버섯에게 먹이며 길렀다. 이에 비해 인류가 농경을 하며 산 기간은 고작해야 1만여년에 지나지 않는다. 현생 인류는 크게 농사 지어본 사람과 안 지어본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농사지어본 사람은 다시 밭 갈아본 사람과 안 갈아본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그 중 단 한 번도 밭은 안 갈아 봤지만 한번이라도 농사 지어본 사람은 밭갈이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 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 바로 밭은 갈아 봤지만 씨는 안 뿌려본 사람들이다. 우리 아버지는 일곱 형제 중 셋째고 아들 형제 중 둘째다. 중학교 졸업 이후 공부하러 집을 떠나 타지를 전전하셨다. 이후 군 생활, 교직 생활 하시느라 다른 삼촌들에 비해 집안 농사일이 서툴고 적성도 안 맞으셨던 거 같다. 그래서인지 할머니가 생전 하신 말씀이 “느네 아방이 제일 밭 못 갈아 나져. 밭에 금만 긋으멍 쇠만 얼 메이고.” 밭을 깊게 갈지 않았다는 말씀이셨다. 할머니와 두 분 고모는 아버지가 허술하게 밭 갈은 덕분
▲ 맷돌 제주여성들의 대표 노동요인 맷돌노래는 ‘맷돌 가는 노래’, ‘ᄀᆞ레 ᄀᆞ는 소리’라 한다. 맷돌노래는 보리나 조 등 곡물을 갈기 위해 맷돌 돌리며 부르는 제분(製粉)노동요다. 곡식을 빻거나 가루 만드는 일과 더불어 불러지는 노래라 제분요라 한다. 힘이 적게 들고 장시간 적은 인원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개인 감정과 정서를 풀어헤친 문학성 뛰어난 사설이 전개되며 그 노래 수도 많다. 이를 제주 민요 연구 1세대인 고 김영돈 교수님은 자립과 근면의 노래, 팔자와 한탄의 노래, 사랑과 원한의 노래, 시집살이 노래, 집안노래, 경세(警世)의 노래, 꿈의 노래, 신앙과 풍토의 노래로 구분지어 정리하였다. 이에 따라 이 연재물에서는 우선 전체 가사를 음미하고 나서 자립과 근면, 팔자와 한탄, 사랑과 원한, 시집살이, 집안, 경세(警世), 꿈, 신앙과 풍토 순으로 작성하려 한다. 이번은 사설 중심으로 풀어갈 예정이다. 일단 충분히 시간 내어 가사를 여러 번 음미해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지난한 삶의 질곡은 물론 해학(諧謔)과 풍자(諷刺)가 심사(深思)
예전 한국영화에는 방앗간이 남녀가 밀회를 하는 장소로 자주 등장했다. 방앗간은 어둡고 사람이 상주하지 않아 들킬 염려가 적었다. 제주에서는 ᄆᆞᆯ방에가 그 역할을 했다. 그러다 보니 “고라불켜, 작산 비바리가 밤중 들언 ᄆᆞᆯ방애 강 놀암서랜” 이라는 협박 아닌 협박이 여간 아니었다. 연자매인 ᄆᆞᆯ방에는 ‘ᄆᆞᆯᄀᆞ랑’, ‘ᄆᆞᆯᄀᆞ레’, ‘ᄆᆞᆯ구레’, ‘ᄆᆞᆯ방아’, ‘ᄆᆞᆯ방애’, ‘몰방이’라고도 불렸다. 소를 이용하면 ‘쉐방에’라 한다. ᄆᆞᆯ방에는 탈곡한 보리나 조 등을 도정(搗精)할 때 쓰였다. 마을마다 4~5개씩, 2~30호에 1
▲ 제주국제현대음악제 포스터. 제3회 제주국제현대음악제가 오는 19일 오후 7시30분 제주대 아라뮤즈홀에서 열린다. 이번 음악제에서는 제주를 소재로 한 주제와 함께 다채로운 주제로 작곡된 작품들이 한국전통 악기와 서양악기, 영상, 전자음악 편성으로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이번 연주를 위해 현대국악앙상블 ‘굿모리’ 단원인 이아름(해금), 정유정(가야금), 최영필(피아노)이 초청됐다. 연주되는 작품은 독일 출신 작곡가 요하네스 K 힐데브란트의 작품 <해금, 가야금, 피아노를 위한 ‘Ferne Nähe’>과 르네 쿠완의 작품 <해금과 가야금, 피아노를 위한 ‘Recurrent Past’>다. 또 악기 소리를 통해 제주의 바람, 물, 돌의 자연의 소리를 재현한 권은실의 <해금과 가야금을 위한 ‘Mimesis II’>, 돈내코 계곡의 다양한 이미지를 피아노로 표현한 최한별의 <돈내코 계곡>, 제주의 민요를 소재로 한 조영미의 <4채널 음향과 영상을 위한 ‘탐라요’>가 초
▲ 제주 해녀들의 신앙 사진전.(강건 작가) 제주도는 오는 29일까지 해녀박물관 로비에서 강건 작가의 ‘해신제 물에 든다’ 사진전을 연다고 10일 밝혔다. 강건 작가는 여행작가, 광고스튜디오 사진가, 언론매체 기자를 거쳐 현재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활동 중이다. 제주도에 정착한 이후 2014년도부터 현재까지 제주해녀의 굿을 기록해 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50여 컷의 작품은 제주도의 바닷가에서 제주해녀들이 전통적으로 바다의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며 이어져 온 영등굿, 용왕굿 등의 신앙을 수년간 촬영한 기록의 결과물이다. 강 작가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거친 물질에서 바다의 신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제주해녀들의 운명과 해녀굿의 전통 의례의 모습들을 사진 작품 속에 담았다. 전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해녀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 방식으로 진행된다. 1일 8회 매회 30명까지 관람할 수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 제주 해녀들의 신앙 사진전.(강건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