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TV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보니, 가위개미는 무려 5500만년 동안이나 농사를 지어왔다고 한다. 중남미 열대에서 아래턱뼈를 가위처럼 사용하여 식물 잎을 뜯어다 버섯에게 먹이며 길렀다. 이에 비해 인류가 농경을 하며 산 기간은 고작해야 1만여년에 지나지 않는다. 현생 인류는 크게 농사 지어본 사람과 안 지어본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농사지어본 사람은 다시 밭 갈아본 사람과 안 갈아본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그 중 단 한 번도 밭은 안 갈아 봤지만 한번이라도 농사 지어본 사람은 밭갈이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 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 바로 밭은 갈아 봤지만 씨는 안 뿌려본 사람들이다. 우리 아버지는 일곱 형제 중 셋째고 아들 형제 중 둘째다. 중학교 졸업 이후 공부하러 집을 떠나 타지를 전전하셨다. 이후 군 생활, 교직 생활 하시느라 다른 삼촌들에 비해 집안 농사일이 서툴고 적성도 안 맞으셨던 거 같다. 그래서인지 할머니가 생전 하신 말씀이 “느네 아방이 제일 밭 못 갈아 나져. 밭에 금만 긋으멍 쇠만 얼 메이고.” 밭을 깊게 갈지 않았다는 말씀이셨다. 할머니와 두 분 고모는 아버지가 허술하게 밭 갈은 덕분
▲ 맷돌 제주여성들의 대표 노동요인 맷돌노래는 ‘맷돌 가는 노래’, ‘ᄀᆞ레 ᄀᆞ는 소리’라 한다. 맷돌노래는 보리나 조 등 곡물을 갈기 위해 맷돌 돌리며 부르는 제분(製粉)노동요다. 곡식을 빻거나 가루 만드는 일과 더불어 불러지는 노래라 제분요라 한다. 힘이 적게 들고 장시간 적은 인원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개인 감정과 정서를 풀어헤친 문학성 뛰어난 사설이 전개되며 그 노래 수도 많다. 이를 제주 민요 연구 1세대인 고 김영돈 교수님은 자립과 근면의 노래, 팔자와 한탄의 노래, 사랑과 원한의 노래, 시집살이 노래, 집안노래, 경세(警世)의 노래, 꿈의 노래, 신앙과 풍토의 노래로 구분지어 정리하였다. 이에 따라 이 연재물에서는 우선 전체 가사를 음미하고 나서 자립과 근면, 팔자와 한탄, 사랑과 원한, 시집살이, 집안, 경세(警世), 꿈, 신앙과 풍토 순으로 작성하려 한다. 이번은 사설 중심으로 풀어갈 예정이다. 일단 충분히 시간 내어 가사를 여러 번 음미해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지난한 삶의 질곡은 물론 해학(諧謔)과 풍자(諷刺)가 심사(深思)
예전 한국영화에는 방앗간이 남녀가 밀회를 하는 장소로 자주 등장했다. 방앗간은 어둡고 사람이 상주하지 않아 들킬 염려가 적었다. 제주에서는 ᄆᆞᆯ방에가 그 역할을 했다. 그러다 보니 “고라불켜, 작산 비바리가 밤중 들언 ᄆᆞᆯ방애 강 놀암서랜” 이라는 협박 아닌 협박이 여간 아니었다. 연자매인 ᄆᆞᆯ방에는 ‘ᄆᆞᆯᄀᆞ랑’, ‘ᄆᆞᆯᄀᆞ레’, ‘ᄆᆞᆯ구레’, ‘ᄆᆞᆯ방아’, ‘ᄆᆞᆯ방애’, ‘몰방이’라고도 불렸다. 소를 이용하면 ‘쉐방에’라 한다. ᄆᆞᆯ방에는 탈곡한 보리나 조 등을 도정(搗精)할 때 쓰였다. 마을마다 4~5개씩, 2~30호에 1
▲ 제주국제현대음악제 포스터. 제3회 제주국제현대음악제가 오는 19일 오후 7시30분 제주대 아라뮤즈홀에서 열린다. 이번 음악제에서는 제주를 소재로 한 주제와 함께 다채로운 주제로 작곡된 작품들이 한국전통 악기와 서양악기, 영상, 전자음악 편성으로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이번 연주를 위해 현대국악앙상블 ‘굿모리’ 단원인 이아름(해금), 정유정(가야금), 최영필(피아노)이 초청됐다. 연주되는 작품은 독일 출신 작곡가 요하네스 K 힐데브란트의 작품 <해금, 가야금, 피아노를 위한 ‘Ferne Nähe’>과 르네 쿠완의 작품 <해금과 가야금, 피아노를 위한 ‘Recurrent Past’>다. 또 악기 소리를 통해 제주의 바람, 물, 돌의 자연의 소리를 재현한 권은실의 <해금과 가야금을 위한 ‘Mimesis II’>, 돈내코 계곡의 다양한 이미지를 피아노로 표현한 최한별의 <돈내코 계곡>, 제주의 민요를 소재로 한 조영미의 <4채널 음향과 영상을 위한 ‘탐라요’>가 초
▲ 제주 해녀들의 신앙 사진전.(강건 작가) 제주도는 오는 29일까지 해녀박물관 로비에서 강건 작가의 ‘해신제 물에 든다’ 사진전을 연다고 10일 밝혔다. 강건 작가는 여행작가, 광고스튜디오 사진가, 언론매체 기자를 거쳐 현재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활동 중이다. 제주도에 정착한 이후 2014년도부터 현재까지 제주해녀의 굿을 기록해 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50여 컷의 작품은 제주도의 바닷가에서 제주해녀들이 전통적으로 바다의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며 이어져 온 영등굿, 용왕굿 등의 신앙을 수년간 촬영한 기록의 결과물이다. 강 작가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거친 물질에서 바다의 신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제주해녀들의 운명과 해녀굿의 전통 의례의 모습들을 사진 작품 속에 담았다. 전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해녀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 방식으로 진행된다. 1일 8회 매회 30명까지 관람할 수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 제주 해녀들의 신앙 사진전.(강건 작가)
▲ 제8회 아름다운 제주말.글찾기 공모전 시상자 기념활영. 제주의 말과 글을 되살려 생활 속에 녹인 '제주어 전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제이누리>와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가 공동주최한 ‘제주어 보전, 제주어 찾기 공모전’ 수상자들의 시상식 현장이다. ‘제8회 아름다운 제주말・글 찾기’ 시상식이 6일 오전 11시 제주시 오라2동 제주연구원 3층 윗세오름 강당에서 열렸다. 시상식에는 대상을 수상한 김미화씨를 비롯한 수상자들과 김순자 제주도 제주학연구센터장, 심사를 담당한 고운진 제주문인협회회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 김순자 제주도 제주학연구센터장. 김순자 제주도 제주학연구센터장은 시상식 축사를 통해 “올해 처음으로 학생부를 신설해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해주셨다. 제주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뿌듯하다"면서 "제주어는 제주의 정신이다. 제주어를 기록하고 보존하고 나눠 소통할 수 있는 언어가 되도록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분들과 노력하겠다" 말했다.
따비는 돌이 많은 화산섬인 제주지역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농기구로 주로 황무지를 개간할 때 사용했다. 보통 두세 사람이 횡(橫)을 맞추면서, 손잡이를 잡고 발판을 밟아 삽질하듯 손잡이를 뒤로 눌러 떠엎거나 손잡이를 옆으로 비틀어 땅을 일구었다. 이를 ‘따비갈이’ 라고 했다(띠밭을 제주에서는 ‘떼왓’이라고 한다). 따비를 들어 올린 후 내리찍고 좌우로 힘차게 흔들어 땅을 일구면서 노래를 했는데 이를 ‘따비질 노래(소리)’라고 했다. 이 소리는 작업하는 사람의 힘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구호(口號) 기능을 했다. 농경문화 발생 이전 수렵 채집인이 사용했던 굴봉(掘棒)이 발달해 따비가 나타났다. 제주도에서 극젱이로 갈고 남은 구석진 땅이나 돌밭을 가는 데 사용되었다. 선사시대 땅 속을 뒤져 먹을 수 있는 알뿌리 식물을 파내는 데 쓰였던 ‘뒤지개’가 발전한 농기구가 ‘벤줄레’이다. 벤줄레는 땅을 일굴 때 땅 속에 묻혀 있는 돌을 캘 때 주로 사용했다. 혹은 장지(葬地)에서 산담 쓸 돌을 캘 때도 쓰였다. 어기두리 더럼마 힛 일어나라 일어나라 따비 아닌 산범이
▲ 제11회 제주프랑스영화제 포스터. 늦가을에 막을 여는 제주프랑스영화제가 돌아왔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사)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가 '제11회 제주프랑스영화제'를 오는 5일부터 9일까지 연다. 이번 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인한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온라인플랫폼 상영과 유튜브 중계를 최대한 활용한다. 올해 상영작은 월드프리미어 등 장·단편 포함 모두 36편이다. 비대면 개막식은 첫날인 오는 5일 오후 5시부터 제주 역사문화의 중심이자 상징 장소인 제주목관아에서 유튜브 중계로 만나볼 수 있다. ‘제주농요보존회’가 특별출연해 제주 무형유산인 제주 일노래를 공연한다. 장.단편 경쟁작 18편은 온라인 플랫폼 ‘웨이브’ (www.wavve.com)에서 상영된다. 장편은 웨이브 월정액 회원가입 후 추가 결제없이 관람할 수 있다. 월정액 회원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무료 회원가입 후 개별구매할 수 있다. 단편은 웨이브에 회원가입하면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은 CGV제주에서 무료로 4개의 장편영
▲ 제주해녀 [사진=제주대박물관] “말 ᄆᆞᆯ른 돈, 귀 막은 돈, 눈 어두근 돈이여” 말 모르는 돈, 귀 먹은 돈, 눈 어두운 돈. 해녀 물질은 무엇보다 돈을 벌기 위한 일이다. 야속하게도 돈은 말할 줄 몰라서인지 불러도 아무 대답 없고, 귀가 안 들리는지 오라 해도 모른 체한다. 그런가 하면, 눈이 어두워서 인지 찾아들 줄도 모른다. 이처럼 제주해녀들이 마음대로 돈이 ‘안 모여짐’을 한탄하던 제주 속담이다. “물에 들 땐 지에집을 일뢈직이 가곡, 돌아올 땐 똥막살이 ᄑᆞᆯ암직이 온다” 물에 들 때에는 기와집을 이룰 듯이 기세 좋게 들어가고, 돌아올 때에는 오막살이라도 팔듯이 기운 없이 온다. 이처럼 의욕만큼 성과를 이루지 못함을 말해주는 제주 속담이다. 해녀들이 큰 전복이나 캘 의욕으로 물질에 뛰어 들지만 결과는 그보다 못할 때를 말한다. “물천은 공것, 친정집보다 낫다” 해산물은 공것(공짜), 친정집보다 낫다. 해산물은 밭농사하고는 다르다. 밭농사는 씨 뿌리고 김
삶 산다는 건 ᄀᆞᆷᄀᆞᆷᄒᆞᆫ 가시자왈 소곱으로 벤 짐 졍 들어사는 일 가시에 짐 걸령 이디서도 중끗 저디서도 중끗 허운데기도 매어지곡 빈뎅이가죽도 벳겨먹곡 가당오당 베염이 칭칭 사령 신 중도 몰르곡 도체비가 퍼렁ᄒᆞᆫ 불 쌍 지드리는 질 경ᄒᆞ여도 기여지 가사만 ᄒᆞ는 질 난 오널도 그 질로 나사사만 ᄒᆞᆫ다. ᄆᆞ습고 가심 는착ᄒᆞ여도 ᄄᆞᆫ 질이 엇어부난 ᄉᆞ뭇 ᄌᆞᆸ아틀른 듯 애 아팡 목 터지게 울고정ᄒᆞ여도 울지 못ᄒᆞ단 질 어느 젠 지드림에 목ᄆᆞ르단 질 이제 완 세월의 뒤안질을 돌아산 보난 울음광 목ᄆᆞ름은 어딜로 ᄃᆞᆯ아나불고 새비고장광 안짐베기고장 메마꼿에 ᄃᆞᆯ맞이
아버님의 ᄆᆞᆯ른 입상귀에 물 흠빡 주고정ᄒᆞ우다 누겐가 ‘나의 본적은 늦은 ᄀᆞ실 벳 쮀는 ᄆᆞᆯ른 입상귀여’ 렝 헷던 말이 셍각나ᇝ수다. ᄇᆞᆲ으민 그자 바사삭 부솨져부는게 사름덜의 본적지옌 ᄒᆞ는거라마씀. 나 들민, 잘 난 사름이나 ᄒᆞᄊᆞᆯ 부작ᄒᆞᆫ 사름이나 메 ᄒᆞᆫ가지옌 ᄒᆞ는 말일텝주. 난양, 요새들언 영 ᄒᆞᆫ 본적지에 대ᄒᆞ여 느량 셍각ᄒᆞ여 봐ᇝ수다. 질레 뎅기당보민 나이 먹은 삼춘덜이 성ᄒᆞᆫ 두 다리로 하간디 돌아뎅기는 게 잘도 불루와마씀. 지펭일 짚으나, 유모찰 끗이구데나 ᄁᆞᆫ닥ᄁǃ
숨비소리 볕이 과랑과랑 헌 ᄒᆞ롯 날 호늘 이영 바당 이영 몬딱 좋다난 조끄뜨레 오민 절이 더욱 잘 보이주게 할망, ᄌᆞ냑에는 무신 걸 먹으코? 손지 녀석의 말에 할망은 옴짝 못핸 살암서라 게메, 우리 똥강생이 돌코롬 혼 거 좋아하민 전복죽이영 ᄄᆞᆺᄄᆞᆺ하게 끓여 맨도롱 ᄒᆞᆯ 때 먹여야주 호오이- 호오이- 숨 넘어가키여 바당 밖으로 나오니 ᄒᆞ꼼씩 보름이 물옷을 말리젠ᄒᆞ네 나는 ᄌᆞᆷ녀 바당의 ᄄᆞᆯ 만경창파 이 한 몸 바당에 내던지주 묵직한 테왁 들고 가는 할망 손지 기다리민 도르멍 도르멍 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