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채소재배 농민들이 항공사의 항공화물 축소로 애써 가꾼 신선채소들의 육지부 출하길이 좁아지고 있다며 항공사를 성토하고 나섰다. 또 소극적으로 대처를 하고 있는 제주도정도 비난했다.
제주도와 도항공화물협의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노후화된 중·대형 항공기 매각으로 인해 9월 이후 제주-김포 노선에 투입되는 중·대형 항공기가 기존 하루 15편에서 6편으로 대폭 줄었다. 더욱이 이달 들어 4편으로 축소됐다.
농협 등이 파악하고 있는 이달 1일부터 항공화물 규모는 오전 운항을 기준으로 20톤. 일반 화물 등을 감안할 때 겨울채소류 출하 예상량의 1/3정도 밖에 처리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오전시간대에 출하를 하지 못하면 신선채소는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전농에 따르면 제주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당일 김포공항에 오후 2시까지 도착해야 가락시장에 그날 오후 5시까지 도착해 경매에 내놓을 수 있다. 때문에 농민들에게는 항공편은 필수다.
그런데 대한항공은 오전시간대에 중·대형 항공편을 배치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전농은 대한항공에 오전 항공편 배치 요청을 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12월 항공기 운항 스케줄 확정 때 기존 4편 외에 중대형 항공기를 추가 투입하거나, 오전 시간대 중대형 항공기 배치로 항공화물 수송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배치하지 않고 있다고 전농은 밝혔다.
이에 분노한 채소재배 농민들과 농민단체는 4일 오전 대한항공 제주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대형항공기 즉각 배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제주항공화물의 80% 이상을 책임졌던 대한항공은 저가 항공사로 인한 승객감소로 대형기를 운항하지 못한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농민이 기댈 곳이라고는 제주도정밖에 없지만 도정은 대한항공에 중·대형항공기로의 기종변경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수준 외에 별다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에 항공화물 운송 정상화를 위한 중·대형기 즉각 배치를 요구했다. 또 제주도정에 대해 항공화물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수립할 것도 촉구했다.
이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비공개로 대한항공 제주지점장 면담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