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진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의 예약 진료비를 수년간 횡령한 40대가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시내 모 종합병원 원무팀에 근무했던 K(48)씨. K씨는 병원의 전자의무기록(EMR : Electronomic Medical Record) 시스템을 통해 진료예약 접수, 진료비 수납, 진료예약 취소 및 환불 업무를 맡고 있었다.
그런데 빚보증을 섰다가 빚을 떠않게 된 K씨는 빚을 갚기 위해 예약환자들이 돌려받지 않은 예약 진료비를 빼돌려 빚을 갚기로 했다.
그는 2010년 1월4일 환자 A씨가 2009년 7월 외래 진료를 예약한 뒤 오지 않자 EMR에 접속해 A씨의 예약을 멋대로 취소하고 예약 진료비 5500원을 환불해준 것처럼 처리한 뒤 빼돌렸다.
그는 이러한 방법을 이용해 올해 4월10일까지 모두 9052회에 걸쳐 1억3927만원을 빼돌렸다. 빼돌린 돈은 채무 변제 등에 사용했다. 그의 범행은 무려 2년 3개월여 간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범행은 병원 측이 물품재고조사를 하던 중 우연히 들통 났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 김경선 판사는 업무상횡령, 사전자기록 등 위작 및 행사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1년2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 퇴직금을 포기하고 피해액의 일부를 병원 측에 돌려줬다. 또 환자들이 찾아와 예약진료비 환불을 원하면 환불해 줘 피해액이 공소사실 액수에 못 미치고 있다”면서 “가족을 부양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빚보증을 섰다가 빚이 생겨 범행을 저지른 점은 고려할만 하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그러나 “횡령한 금액이 거액이고 횡령한 금액 대부분이 변제되지 않았다”며 “장기간 범행이 이뤄졌고, 범행이 들키지 않았다면 더 큰 규모의 범행이 계속됐을 수도 있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