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한 독립영화 ‘지슬’이 독립영화제로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다.
영화 제작사 자파리필름에 따르면 오멸 감독의 ‘지슬’을 내년 1월 17일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리는 미국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극영화 경쟁 부문에 출품하기로 확정했다.
올해 29회를 맞은 선댄스영화제는 미국 독립영화 최대 축제로 불리는 영화제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창립해 세계 독립영화 최대 축제로도 불린다.
한국영화는 2004년 김동원 감독의 ‘송환’이 특별상인 ‘표현의 자유상’을 수상했으며, ‘워낭소리’가 초청됐었다.
‘지슬’은 제주를 대표하는 독립영화 감독 ‘오멸’의 4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이 영화는 1948년 제주 4.3사건 발발 당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큰넓궤 동굴로 피신했던 마을 주민들의 실화를 근거로 만들어진 흑백영화다.
제주 주민들이 겪은 탄압과 억울한 죽음을 인물들 간 크고 작은 갈등과 화해, 위로를 소소하게 표현했다.
특히 이 영화는 제주 최초 4.3영화를 제작한 고(故) 김경률 감독의 작품 ‘끝나지 않은 세월’의 후속작의 성격을 띠고 있다. 오 감독은 고인이 된 김 감독과 함께 영화를 찍는다는 심정으로 제작에 임했다.
그러나 제작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후원금으로만 제작된 저예산 영화였는데도 후원금 모금이 쉽지 않아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감독상과 CGV무비꼴라주상,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NETPAC)’, ‘시민평론가상’ 등 4관왕을 수상했다.
한편 ‘지슬’은 내년 3월 국내 개봉을 추진 중이며, 29일 막을 올린 서울독립영화제에서 12월1일과 4일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