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베트남에서 시집와 5세 아들을 키우며 살고 있는 A(28)씨. 그는 한국말이 서툴고, 한국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남편 B(37)씨로 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려오고 있다. 하지만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신고자체를 하고 있지 않고 있다.
제주지역 결혼이주여성들은 언어소통과 문화적 차이로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결혼이주여성의 자녀들도 같은 이유로 학교폭력을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제주도내 거주 결혼이주여성 124명을 상대로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2개월간 ‘생활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중 전체 응답자의 61%가 언어소통 및 문화적 차이로 한국사회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생활 적응을 위해 응답자의 48%가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6%가 다문화센터 등을 통해 언어와 문화체험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여성의 한국어 능력 저하는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있는 전체 응답자 중 51%는 자녀의 한국어 능력이 또래에 비해 떨어진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언어소통과 문화적 차이는 가정폭력이나 자녀의 학교폭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응답자의 17%가 가정폭력 경험이 있고, 자녀는 15%가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이나 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와 관련 제주경찰청 외사계 이수정 경사는 “다문화가정 증가에 따라 이주여성과 경찰사이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국어에 능통한 이주여성을 프렌즈폴로 위촉 상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다문화가정 자녀와 경찰관 멘토 멘티 결연을 통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사는 “이주여성이 제주문화를 이해하고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다음 달 중 제주여경, 이주여성이 함께하는 제주문화체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설문조사 결과를 유관기관 및 다문화센터와 공유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문화 치안활동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