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건설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8800톤급 케이슨은 부실하게 제작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공사기간을 단축하려고 졸속적으로 제작했다는 것이다.
철근공 유윤선(45)씨는 케이슨 제작장의 철근공이었으며 약 6개월가량 근무했다. 유씨 등 4명은 지난 22일과 24일 강정마을회를 직접 방문해 그간의 부실 공사의 행태에 대해 낱낱이 고발했다.
유씨는 강정마을회와 이날 기자회견에서 외국인 근로자와의 소통문제로 인해 부실공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는 “철근을 그냥 대충 짜 맞춰 연결해 버렸다”며 “철근 사이가 벌어지면 그것을 다시모아 연결해야 하지만 그대로 연결시킨다. 케이슨 아랫부분에서 윗부분으로 갈수록 점점 더 많이 벌어지게 된다”며 부실을 고발했다. 이로 인해 풍랑이나 태풍 등 충격에 콘크리트에 가장 먼저 균열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더욱이 “앵커 부분(철근을 굽혀서 설치한 부분)에 철근이 제대로 들어가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씨는 H빔이 있는 곳에 철근을 시공하지 않은 점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케이슨 기둥 역할을 하는 H빔들이 2개 이상씩 있고 이 빔들이 있는 부분은 철근을 설치하지 않도록 돼 있다”며 “때문에 콘크리트가 충격을 받을 경우 제일 먼저 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철근과 철근 사이의 간격은 원칙적으로 20cm이고 간격이 일정해야 하지만 50cm 간격으로 철근이 설치된다”며 “이 부분은 충격에 약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지적을 건설업체 관계자와 반장에게 여러 번 지적했지만 항상 묵살 당했다고 했다.
콘크리트 타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케이슨 제작 초기에서는 지연제를 넣었지만 그 후 비오는 날 한 번씩 넣다가 그 뒤에는 지연제를 거의 넣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지연제를 넣은 경우가 케이슨 콘크리트 타설 과정의 10%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부실한 감리도 꼬집었다. 그는 “6개월 동안 근무하는 동안 감리가 공사장 내부에 들어와서 점검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감리는 매일 와서 그저 케이슨 콘크리트 사각 밖에서 한 바퀴 훑어보고 간다”고 고발했다.
윤씨 등의 고발에 대해 강정마을회 등 반대 측은 “빠른 시간 내에 사업을 완료하기 위해 모든 일정을 공정을 무리하게 당겨서 추진하다보니 설계오류부터 부실시공에 이르는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제작돼 가정치된 8~10번 케이슨 역시 부실 시공된 구조물이란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한 이로 인한 피해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체적인 부실이 발생 한 점에 대해 반드시 국정조사를 통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 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해당사업자를 영업정지, 과태료 부과 등의 엄벌에 처해야 한다. 또 책임 감리를 맡은 업체는 등록취소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내년도 제주해군기지 사업을 위한 예산은 전면 삭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해군기지 해상공사장에 투입된 케이슨은 모두 9기이며, 태풍 볼라벤 이전에 투입돼 파손된 것은 7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