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호 태풍 ‘카눈’(KHANUN)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태풍 카눈은 지난 18일 오후 7시30분께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해안가를 따라 제주를 빠져나갔다. 그러나 태풍은 제주지방에 많은 비와 함께 피해도 입혔다.
이날 오후 7시7분에는 서귀포시 법환동 일대 4744 가구가 전선이 끊어지면서 30여분 동안 정전됐다. 또 오후 7시17분에는 제주시 월평동 일대 2469 가구도 피뢰기리드선 이탈로 인해 1시간20여 분간 정전됐다. 오후 7시30분에는 구좌읍 평대리 일대에도 1742세대가 원인미상의 정전이 발생, 1시간여 만에 복구됐다.
많은 비로 인해 고립되는 피해도 발생했다. 오후 7시27분께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사거리 부근 목장에서도 물이 불어나면서 1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또 8시1분께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비자림 수련원 동쪽에서 불어난 물로 2명이 고립됐다가 무사히 구조됐다.
강풍과 높은 파도를 정박한 어선도 뒤집었다. 추자면 대서리 포구에 정박했던 0.5t급 소형연안어선이 전복돼 2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강풍으로 인해 제주시 추자면 신양리 소재 쓰레기 소각장 외벽이 파손돼 500만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외에도 지붕과 WCC조형물, 가로등, 가로수, 간판, 유리창 등이 파손되거나 쓰러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태풍이 지나가면서 산간을 중심으로 제주지방에 많은 비를 뿌렸다.
18일 하루동안 한라산 진달래밭에는 320.5㎜, 윗세오름 280㎜, 어리목 233.5㎜, 관음사 207㎜, 성판악 170㎜ 등 태풍은 한라산에 많은 비를 뿌리고 갔다.
이번 태풍이 몰고 온 강풍으로 인해 제주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기도 무더기 결항됐다.
이날 오후 5시35분 제주를 출발, 청주로 가려던 아시아나항공과 오후 5시30분 김포에서 제주로 오려던 티웨이항공편이 결항되는 등 오후 5시30분 이후 전편 결항됐다. 다행히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제주를 빠져나가려던 승객들은 일찌감치 탑승을 포기해 숙소로 이동, 커다란 혼잡은 없었다.
해상에는 강풍과 높은 파도로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5개 여객선 항로와, 서귀포시 모슬포-마라도 등 본섬과 부속섬을 잇는 2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또한 도내 100여개 항·포구에는 각종 선박 3000여척이 대피했다.
한라산국립공원에는 이날 오전부터 등산객 출입이 전면 통제됐고, 도내 해수욕장도 낮부터 입욕이 통제됐다.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 앞 도로는 낙석 위험으로 차량이 통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