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비를 뿌리며 제주를 빠져 나간 제7호 태풍 ‘카눈’(KHANUN)으로 인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다행히 큰 피해는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18일 오후 7시30분께 제주도 한경면 고산리 부근 해안을 따라 제주를 지나갔다. 밤 10시 현재 태풍은 전라남도 목포 남쪽 94km 부근 해상에서 37㎞/s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이후 태풍은 계속 북상해 이날 밤 자정을 전후해 전남서해안 도서지방을 통과한 뒤 서해안을 따라 19일 아침에는 태안반도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풍 카눈은 제주를 지나가면서 피해도 입혔다.
제주도재난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7분부터 서귀포시 법환동 일대 4740여 가구가 30여분 동안 정전됐다. 또 오후 7시17분부터 제주시 월평동 일대 2460여 가구도 1시간20여분간 정전되는 등 도내 9000여 가구에서 정전피해가 발생했다.
태풍이 제주에 많은 비를 뿌리면서 고립되는 피해도 발생했다.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비자림 수련원 동쪽에서 불어난 물로 2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사거리 부근 목장에서도 1명이 고립됐다가 무사히 구조됐다.
이외에도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비를 동반한 강풍이 몰아쳐 간판이나 가로등이 쓰러지거나 가로수가 부러지는 등의 피해도 잇따랐다.
태풍이 지나가면서 산간을 중심으로 제주지방에 많은 비를 뿌렸다.
이날 밤 10시40분 현재 한라산 진달래밭에는 312.5㎜, 윗세오름 275㎜, 어리목 229㎜, 어승생 209.5㎜, 관음사 206㎜, 성판악 164㎜ 등 태풍은 한라산에 많은 비를 뿌리고 갔다.
또한 생태숲 179.5㎜, 봉개 144.5㎜, 색달 99.5㎜, 교래·노형 99㎜, 오등동 97㎜, 도두 75㎜ 등의 강우를 기록했다.
이번 태풍이 몰고 온 강풍으로 인해 제주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기도 무더기 결항됐다.
이날 오후 5시35분 제주를 출발, 청주로 가려던 아시아나항공과 오후 5시30분 김포에서 제주로 오려던 티웨이항공편이 결항되는 등 오후 5시30분 이후 전편 결항됐다. 다행히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제주를 빠져나가려던 승객들은 일찌감치 탑승을 포기해 숙소로 이동, 커다란 혼잡은 없었다.
해상에는 강풍과 높은 파도로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5개 여객선 항로와, 서귀포시 모슬포-마라도 등 본섬과 부속섬을 잇는 2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또한 도내 100여개 항·포구에는 각종 선박 3000여척이 대피했다.
한라산국립공원에는 이날 오전부터 등산객 출입이 전면 통제됐고, 도내 해수욕장도 낮부터 입욕이 통제됐다.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 앞 도로는 낙석 위험으로 차량이 통제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현재 제주도와 제주 전해상을 비롯해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서해남부와 남해서부전해상에 태풍경보를 발효했다.
한편 19일 제주지방은 흐리고 한때 비가 온 뒤 아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침 최저기온은 24~25℃, 낮 최고기온은 28~30℃로 다시 무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