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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결재·현금수납까지 총체적 허점 ... 감사위 “구조적 문제, 11건 위법 확인”

 

제주시 종량제봉투 판매대금 횡령 사건이 단순 개인 비리를 넘어 행정 전반의 구조적 허점에서 비롯된 ‘관리 부실 사건’으로 드러났다. 감사 결과, 전산 시스템부터 결재 체계, 현금 수납 방식까지 전반이 느슨하게 운영되며 장기간 범행을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17일 특별점검 결과를 공개하고 기관경고와 부서경고, 징계 및 주의 등 모두 11건의 행정상 조치와 함께 관련자 15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다. 앞서 감사위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제주시장에게 중징계 처분을 요구한 바 있다.

 

사건은 종량제봉투 구매자의 영수증 재발급 요청 과정에서 드러났다. 전산상으로는 ‘주문 취소’ 처리된 거래가 실제로는 정상 배송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조사 결과 제주시 공무직 직원 A씨는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약 7년간 현금 결제 매장을 대상으로 주문이 취소된 것처럼 꾸민 뒤 대금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모두 3800여 차례에 걸쳐 6억5000만원 상당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금은 도박과 게임 아이템 구매 등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구속 기소돼 최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범행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던 관리 체계가 있었다. 종량제봉투 주문 취소 시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담당자의 통보만으로 전산 취소가 가능했고, 취소 사유나 일시 등 기본 기록조차 남기지 않았다. 공급대장(수불부)과 판매대장 관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내부 통제의 부재였다. 분임징수관의 결재 없이도 수입 취소 처리가 가능했고, 팀장과 과장 등 관리자에게 보고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전산 시스템 역시 공용 ID로 접속하는 구조여서 누가 언제 어떤 작업을 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인사 운영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순환보직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해당 직원이 7년 넘게 동일 업무를 맡아 사실상 업무를 독점했고, 이 과정에서 견제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관리자들은 수불부 확인이나 매출 전표 점검 등 기본적인 관리 업무조차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귀포시가 이미 5년 전 현금 결제를 폐지하고 계좌이체 등 비현금 방식으로 전환한 것과 달리 제주시는 현금 수납 방식을 그대로 유지해 범행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위원회는 “주문 취소 확인 절차 미이행, 징수결정 없는 취소 처리, 공급대장 미작성 등 모두 11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확인됐다”며 “제주시가 제도 개선을 검토하지 않고 기존 방식을 유지한 점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앞으로 종량제봉투 판매대금은 현금 대신 카드 결제나 계좌이체로만 받도록 하고, 판매 및 관리 과정에 대한 정기 점검을 의무화했다. 또한 민·형사상 책임이 발생할 경우 고발과 손해배상 청구를 병행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도 정비했다.

 

이번 사건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허술한 행정 시스템과 관리 감독 부재가 결합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공공재 관리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 필요성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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