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제주시)용담1동에 거주하고 있는 J라고 합니다. 자녀 2명을 양육하고 있으며 현재 기초생활수급권자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등학교 입학한 자녀가 있는데 공부할 책상 하나 마련해주지 못한 못난 엄마입니다. 아들이 책상을 너무 갖고 싶어 합니다. 근데 여건이 안 되네요. ㅠㅠ 누가 도움을 주실 분 없나요? 통통이를 통하여 도움주실 분을 찾고자 이렇게 사연을 올립니다. 도와주세요!”
이에 제주가구조합은 40여일 뒤인 2월17일 이 가정에 100만원 상당의 책·걸상을 기부했다. 아침에 눈을 뜬 J씨의 자녀는 책·걸상이 있는 방으로 가 봤더니 ‘꿈이 아니었다’고 얘기를 했다고 한다. 제주가구조합은 J씨의 자녀에게 '산타할아버지'였다.
제주가구조합은 지난해에도 1차례 지역아동센터에 책상을 기부하기도 했다.
‘통통이’는 행복한 마음과 나눔의 미덕을 통통하게 살찌우게 하는 ‘전도사’다. 이웃이나 본인에 대한 말로 다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연,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랑의 기부 메시지, 도로·교통·환경 등 생활 불편사항 등을 받는 일종의 ‘소리함’이다.
행복전도사 ‘통통이’는 용담1동에만 있다. 용담1동주민센터 앞, 서문로터리, 서문시장 버스정거장 옆, 남성로터리 앞 등 각 1개소에 있다.
용담1동주민센터와 주민자치위원회가 공동 운영하는 '통통이'는 지난해 4월부터 운영됐다.
민원인들의 소리를 들어 주민센터 또는 자생단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처음에는 ‘쓰레기를 치워달라’, ‘도로를 보수해 달라’,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달라’, ‘운동기구 고쳐달라’ 등 민원이 주였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돕고 싶다’ 또는 ‘도와 달라’는 등의 사연도 접수되고 있다. 주민들이 따뜻한 마음을 점차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익명의 독지가가 현금 300만원을 넣은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지난해에는 모두 48건의 접수됐고, 이 중 이웃돕기는 13건이었다.
또 3월에는 익명의 독지가가 현금 100만원을 통통이에 넣고 가기도 했다. 쌀 100kg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고 의사를 밝혀 전달하기도 했다.
관내 점포와 기업, 단체 등은 불우이웃 무료 옷 수선, 독거노인 점심식사 제공, 빵 기부, 복지시설 방문 등의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주민 윤호현씨는 아동도서 40권도 기부했다.
이러한 온정은 모두 통통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통통이는 민원을 해결하고 온정을 전달하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잃어버린 물건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통통이를 통해 신분증과 지갑을 주인에게 돌려준 횟수가 지난해 2건, 올해 3건이다.
또 ‘성적이 올랐으면 좋겠다’, ‘경찰관·가수가 되게 해주세요’, ‘좋은 일자리, 좋은 사람 만나게 해주세요’, ‘제 자신을 사랑하게 해주세요’, ‘가족과 친구들이 건강하게 해주세요’ 등의 사연에 희망과 격려의 글을 담은 메시지를 보내주기도 한다.
통통이는 엽서 또는 용담1동 홈페이지(www.jejusi.gok.kr) 내 통통이 게시판으로도 운영되고 있다.
용담1동 홍성철 주민자치담당은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의 자치역량을 강화시키고, 행복한 마음과 나눔의 미덕을 통통하게 살찌우게 하는 ‘통통이’가 주민들의 참된 소통의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여순 동장도 “‘통통이’가 지역 사회의 정이 넘치는 훈훈한 지역공동체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지역주민들의 조그마한 관심이 주변 이웃들에게 큰 행복으로 다가 갈 수 있도록 ‘통통이’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