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도심 한복판에서 학생과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해온 100년 된 소나무 숲과 잔디광장이 보전 필요성을 인정받았다. [출처=한국내셔널트러스트 누리집]](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939/art_17586090094105_9285b5.jpg?iqs=0.04372654575494783)
서귀포 도심 한복판에서 학생과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해온 100년 된 소나무 숲과 잔디광장이 보전 필요성을 인정받았다. 도시우회도로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이 공간이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관하는 제23회 '이곳만은 지키자' 최종 선정지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23일 "서귀포학생문화원 앞 솔숲과 잔디광장이 올해 최종 9곳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응모는 서귀포 시민단체인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시민모임(서녹사)'과 '서귀포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모임(서미모)'이 주도했다. 이들은 도심 숲의 가치와 우회도로 계획의 문제점을 알리며 전국 공모에 참여했다.
솔숲과 잔디광장은 학생문화원, 유아교육진흥원 등 교육기관에 인접해 있어 학생들과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공간이다. 그러나 현재 추진 중인 서귀포 도시우회도로(왕복 4차선) 건설 구간에 포함돼 훼손 위기에 놓였다. 주민들은 숲을 피하는 대체 노선 마련과 보존을 요구하며 2000명 이상의 서명을 제출했지만 행정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이 일대는 멸종위기종 맹꽁이와 천연기념물 원앙 서식지와도 맞닿아 있어 도로 공사로 인한 생태계 파괴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관계자는 "서귀포 솔숲과 잔디광장은 단순한 녹지가 아니라 시민들의 삶과 생태적 가치가 결합된 공간"이라며 "이번 선정은 개발과 보전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사회적 논의를 다시 시작하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곳만은 지키자'는 시민이 추천한 훼손 위기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전문가가 심사해 보전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전국 캠페인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기자클럽 등이 후원한다.
제23회 시상식은 다음 달 25일 서울 종로 교원빌딩에서 열린다. 서귀포의 솔숲과 잔디광장이 수상작으로 확정될 경우, 전국적 보전 운동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도시우회도로 구간 지도다. [출처=한국내셔널트러스트 누리집]](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939/art_17586090098335_a01029.jpg?iqs=0.897118927723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