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포털 '다음(Daum)'의 분사를 강행하자 제주지역 노동계와 시민사회에서 거센 반발을 낳고 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가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포털 서비스 '다음'을 운영하는 콘텐츠 CIC(사내독립기업)의 분사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313/art_17429644399176_331ffe.jpg)
카카오가 포털 '다음(Daum)'의 분사를 강행하자 제주지역 노동계와 시민사회에서 거센 반발을 낳고 있다.
카카오는 26일 제주 본사인 스페이스닷원에서 제30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주요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상정돼 모두 가결됐다.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새 사내이사로, 김선욱 법무법인 세승 대표변호사는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주총 개최지를 제주 외 성남 및 인접 지역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도 통과됐다.
하지만 회의가 열린 제주 스페이스닷원 앞에서는 카카오 노동조합이 다음 분사와 스크린골프 자회사 카카오VX 매각에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이번 분사를 '사실상 매각을 위한 구조조정'이라고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의 분사는 2014년 다음과의 합병 이후 11년 만이다. 카카오는 "의사결정의 독립성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된 이번 분사는 추후 폐업이나 지분 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약 800~1000명에 달하는 관련 인력의 고용 불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제주지역에 근무 중인 다음 관련 인력도 상당수에 달해 이번 분사가 제주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 측은 "분사 이후 제주 사업장이 축소되거나 철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 25일까지 사측에 입장 표명과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자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일괄 결렬됐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다음 달 파업을 위한 찬반투표에 돌입할 계획이다. 판교 아지트에서 단식 농성 중인 서승욱 지회장은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는 "콘텐츠 CIC의 재도약을 위한 구조적 변화"라며 "새 법인은 독립적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조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지역 시민단체와 노동계는 "이번 결정이 제주 본사 체제를 위협하는 '분산 철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카카오 본사 차원의 책임 있는 해명과 고용 안정 대책을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