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30일 벚꽃이 만발한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 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주말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311/art_17415719183798_fb6f47.jpg)
2월까지 기승을 부리던 늦추위가 점차 가시고 봄기운이 찾아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봄소식이 가장 먼저 들리는 제주에서는 이미 지난달 17일 '봄의 전령' 매화가 개화해 같은 달 28일 만발했다.
성산일출봉과 산방산 주변 등 곳곳은 유채꽃 물결로 노랗게 물들고 있고, 목련도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꽃소식이 차차 들리기 시작하면서 완연한 봄 날씨 속 피는 대표 봄꽃인 벚꽃 물결은 언제쯤 볼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평년 개화일 제주 3월 25일, 서귀포 3월 24일…통상 3월말 전후로 만개
제주도의 벚나무 개화일 평년값(1991∼2020년 평균)은 제주 3월 25일, 서귀포 3월 24일로 전국에서 가장 이른 시기다.
평년 개화일이 비교적 이른 다른 지역을 보면 부산 3월 28일, 창원·포항·울산·대구 3월 29일, 통영·합천·남해·거제 3월 30일, 광주·여수 3월 31일 등이며 서울은 4월 8일이다.
제주의 벚꽃 개화는 제주지방기상청 계절관측용 벚나무를 기준으로 한다.
1973년 이후 제주의 벚꽃 개화 관측 기록을 보면 역대 벚꽃이 가장 이르게 개화한 해는 1992년으로, 평년보다 보름 이른 3월 9일에 개화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당시 벚꽃 만발은 3월 27일에 찾아왔다.
1990년에는 3월 12일에 개화해 같은 달 27일 만발했다.
가장 늦은 개화 기록은 1985년과 1988년의 4월 5일이다. 평년보다 11일 늦게 개화했다.
1984년과 1996년에도 평년보다 10일 늦은 4월 4일에 개화했다.
![ 7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 일대에 벚꽃과 유채꽃이 피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311/art_17415719180175_26c9bc.jpg)
1973년 이후로 개화 관측이 이뤄지지 않은 1983년을 제외한 51년 중 1회(2%)는 3월 초순, 8회(15.7%)는 3월 중순, 9회(17.6%)는 4월 초순에 개화했으며 나머지 33회(64.7%)는 3월 하순에 개화했다.
최근 10년간 제주 벚꽃 개화일은 2015년 3월 25일, 2016년 3월 21일, 2017년 3월 28일, 2018년 3월 22일, 2019년 3월 25일, 2020년 3월 24일, 2021년 3월 17일, 2022년 3월 25일, 2023년 3월 22일, 2024년 3월 23일이다.
벚꽃이 만발한 시기는 2016년 3월 29일, 2017년 4월 4일, 2018년 3월 27일, 2019년 3월 29일, 2020년 3월 27일, 2021년 3월 22일, 2022년 3월 29일, 2023년 3월 27일, 2024년 4월 1일이었다.
벚꽃 개화는 기온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기상청 중기예보와 1개월 전망을 보면 제주는 오는 16일까지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것으로 예상되나 17∼23일에는 평년보다 대체로 낮겠으며, 이후 3월 말에는 평년보다 대체로 높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과거 벚꽃 개화 예상 시기를 발표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개화 시기를 예측하지 않는다.
![지난 2002년 3월 19일 제주시가 예년보다 일찍 꽃망울을 터뜨린 제주종합경기장 주변의 왕벚나무 만개(滿開) 시기를 늦추기 위해 나무 밑에 얼음을 깔고 있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311/art_17415719176067_5f4fd2.jpg)
◇ "벚꽃축제 성패는 만개 시기 맞추는 데 달려"…얼음 깔거나, 조명 쐬기까지
2002년 3월 19일 왕벚꽃축제 장소인 제주종합경기장 인근에서는 벚나무 아래에 통얼음을 깔아놓는 희귀한 광경이 펼쳐졌다. 그 해 제주의 벚꽃 개화일은 3월 18일이었다.
당시 왕벚꽃축제가 4월 4∼7일로 예정돼있었는데, 예상보다 꽃이 일찍 피기 시작한 탓에 축제에 맞춰 조금이라도 만개 시기를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벚나무 뿌리에 얼음의 찬 기운을 쐬면 만개를 다소 늦출 수 있다는 전문가 조언 등을 바탕으로 통얼음까지 동원했던 것이다.
벚꽃이 만발할 시기에 맞춰 제주도 내 왕벚꽃 명소에서도 축제가 열리는데, 꽃을 소재로 한 행사다 보니 개화 시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축제 일정을 잡아놨더니 꽃이 피지 않거나, 너무 일찍 만개해버려서 행사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는 일이 종종 생긴다. 벚꽃이 만개한 뒤 비바람이 치면 꽃잎들이 속절없이 다 떨어져 버릴 수도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벚꽃 물결이 예년보다 이를 것으로 예상되자 축제 시기를 애초 예고했던 4월 5∼7일에서 3월 29∼31일로 일주일 앞당기기도 했다. 이 해에 제주의 벚꽃 개화일은 평년보다 7일 이른 3월 18일이었다.
![ 25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에서 열린 왕벚꽃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활짝 핀 벚꽃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311/art_17415719165221_99e4b8.jpg)
반면 축제 시기가 다가왔음에도 꽃이 좀처럼 피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각 개화에 꽃이 빨리 피게 하기 위해 조명시설을 동원하기까지 한 적도 있다.
지난해에도 3월 22∼24일에 잡힌 전농로와 애월읍 장전리 왕벚꽃축제가 열릴 때까지 꽃이 만개하지 않아 상춘객의 아쉬움을 샀다. 지난해 제주의 벚꽃 개화일은 3월 23일이었고, 4월 1일에야 만개했다.
이러다 보니 왕벚꽃축제의 성패는 개화·만개 시기를 정확히 예측해 축제 일정을 잘 정하는 데 달렸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올해 제주지역 왕벚꽃축제는 3월 마지막 주말께 열린다.
제주시 전농로에서 열리는 제18회 전농로 왕벚꽃축제는 오는 28∼30일,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왕벚꽃거리에서 열리는 제7회 애월읍 왕벚꽃축제는 29∼30일로 각각 예정됐다. [연합뉴스=전지혜 기자]
![일요일인 24일 벚꽃 명소인 제주시 전농로에서 열린 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에 나들이객과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311/art_17415719160227_ba694a.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