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필리핀 전세기 사태가 여행객들의 귀국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일정 차질을 넘어 제주도의 전세기 정책 전반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로열에어필리핀(Royal Air Philippines) 전세기다. [로열에어필리핀 홈페이지]](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310/art_17412339823614_254797.jpg)
제주~필리핀 전세기 사태가 여행객들의 귀국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일정 차질을 넘어 제주도의 전세기 정책 전반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전세기 인센티브 정책이 실효성 여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6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필리핀 마닐라에 발이 묶였던 여행객 173명이 지난 5일 낮 12시 30분(현지시간) 로열에어필리핀(Royal Air Philippines) 전세기를 이용해 출발해 오후 5시(한국시간)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당초 지난달 28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나 3일 오후 4시 30분 마닐라발 제주행 전세기를 이용해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항공사가 예정보다 4시간 빠른 낮 12시 30분에 승객 없이 제주로 출발하면서 여행객들은 현지에 발이 묶이는 사태가 발생했다.
제주도 관광정책과 관계자는 "항공사는 낮 12시 30분 출발로 인식했고, 여행사는 오후 5시 출발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경위는 귀국 후 여행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행객들은 "공사 장비를 임대하는 일을 하는데 항공편 일정 변경으로 인해 예정된 작업을 진행하지 못해 수백만 원의 손해를 봤다"거나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생애 첫 입학식을 놓쳤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외에도 업무 일정 차질, 개학 불참, 추가 체류 비용 발생 등 현실적인 피해가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운항 착오를 넘어 도의 전세기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도는 해외 직항 확대를 위해 올해 최대 1400만원의 전세기 인센티브를 항공사에 지급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제주공항에 도착한 필리핀 마닐라 출발 로얄에어필리핀 전세기 탑승객들이 입국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310/art_17412341107739_6c34a1.jpg)
그러나 항공사의 신뢰도나 운영 안정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단순히 '항공편 확보'에만 집중하는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로열에어필리핀과 같은 외항사 사례에서 보듯, 도가 항공사의 운항 안정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하면서 불안정한 전세기 운영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내 여행사 대표 고모씨(48·여)는 "제주 관광의 경쟁력은 신뢰에서 비롯된다"며 "만약 검증되지 않은 항공사가 운항을 맡게 되면 장기적으로 제주 관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저렴한 비용만을 고려해 신뢰성이 낮은 항공사와 계약을 체결한다면 이번과 같은 사태는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전세기 인센티브 정책은 일정 횟수 이상 운항하는 항공사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구조지만 항공사의 운영 이력이나 신뢰성 평가 없이 동일한 지원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제주공항 A항공사 관계자는 "전세기 운항은 안정성과 신뢰도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며 "단순히 항공편 수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운항 능력과 서비스 신뢰성이 검증된 항공사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항공사 선정 시 비용만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운항 일정 혼선이나 돌발 상황 대응 미숙 등과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며 "전세기 운영이 제주 관광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만큼, 보다 면밀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전세기 패키지 상품의 특성상 대체 항공편을 빠르게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도는 전세기 운영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항공사 선정 기준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광업계에서는 "전세기 운영이 단순한 숫자 경쟁이 아니라 제주 관광의 안정성을 지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번 사태가 제주 관광 정책의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낸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