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올해 교통 분야에 2776억원을 투자, 교통복지 확대와 미래형 교통체계 구축에 나선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교통문화 형성과 인식 개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2025년 교통 분야에 지난해보다 1.6% 증액된 2776억원을 투자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예산은 교통복지 확대, 미래 교통체계 구축, 디지털 전환, 주차정책 수립 및 교통안전 강화 등 4대 핵심 분야에 집중될 예정이다.
도는 버스 교통복지 지원에 41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제공된 버스 무료 이용 혜택을 올해부터는 13세 미만 어린이로 확대한다. 어르신행복택시에는 135억원, 교통약자를 위한 특별교통수단과 바우처 택시 운영에는 129억원을 배정해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한다.
또 대중교통 취약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읍면지역 수요응답형 옵서버스 운영을 상반기 중 10개 권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제주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고급화사업에는 64억원이 투입된다. 서광로 구간은 5월 개통 예정이다. 양문형 저상버스 100대를 도입해 정시성과 이동 속도를 강화하고, 수소트램 도입을 위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연내 수립해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도 추진된다. 택시 요금 디지털 결제 시스템 구축에 3억원, 제주공항 택시 스마트 시스템에 9000만원을 투입해 교통편의성을 높인다.
지난해 도입된 QR 버스요금 결제 시스템은 개선 작업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더욱 편리한 교통환경을 제공한다. 빅데이터 기반의 버스 노선관리 프로그램을 구축해 체계적인 노선 운영과 도민 불편 해소에 나선다.
도는 차고지 증명제 대상차종 완화와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공영주차장 조성 및 자기차고지 갖기 사업 등 주차환경 개선에 289억원을 투자한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1억2000만원을 투입해 고령운전자와 보행자를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 교육과 캠페인을 연중 실시하고, 고령자 면허 자진 반납 절차를 간소화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버스·택시·화물차 운수종사자 교육을 통해 교통안전 관리를 한층 강화한다.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교통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제주형 미래 교통체계를 구축해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며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도민 교통문화의 정착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인 인프라 개선과 복지 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장기적으로 교통 문화를 형성하고 도민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과 교육 투자 계획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송규진 YMCA 사무총장은 "도민들이 자가용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라며 "보행 패턴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