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중 소관 업무와 무관한 해외 출장을 떠나 논란이 되고 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14일 오전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 등을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선 김 정무부지사가 출석하지 않고 독일 출장 중이라는 사실이 도마에 올랐다.
김 부지사는 이날부터 20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제주4.3국제특별전과 심포지엄에 참석 중이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제주4.3 사건에 대한 도의 화해와 상생 사례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제주4.3 관련 업무가 김 부지사의 소관이 아니라는 점이다. 4.3 관련 업무는 진명기 제주도 행정부지사의 소관이다.
제주도 조직도 상 제주4.3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특별자치행정국은 행정부지사 소관이다. 정무부지사의 소관 부서는 문화체육교육국과 해양수산국, 관광교류국 및 농축산식품국 등이다.
결국 김 부지사는 자신의 소관 부서가 행정사무감사를 받는 동안 소관 외 업무로 해외 출장을 간 셈이다.
도의원들은 이런 점을 들어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 비판을 쏟아냈다.
김대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귀포시 동홍동)은 "정무부지사가 소관 업무가 아님에도 출장을 떠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도 출장에 나선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행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양영수 진보당 의원(아라동을)도 "정무부지사가 해외 출장으로 행정사무감사에 불참한 것은 유감스럽다"며 "제주4.3 관련 행사에 동행한 직원들이 모두 4.3지원과 소속임을 고려할 때, 이 출장이 정무부지사 역할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양 의원은 이어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유럽 출장이 필요한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강철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연동을)은 "정무부지사로 임용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도의회에서 한 번도 대면한 적이 없다"며 "국정감사 때에도 장관들이 해외 일정을 조율하는데 정무부지사 역시 사전에 협의할 수 있지 않았겠냐"고 부지사의 처신을 비판했다.
김 부지사는 지난 5월 도의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자리에서도 일정 문제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강 의원은 이에 대해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부지사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며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