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을 포함한 국내 주요 공항에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여객기에 탑승하는 데 필요한 설비를 원활하게 제공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북)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김포, 김해, 제주 등 14개 공항에서 장애인용 탑승 설비를 요청받은 사례는 전체 3612건이었다.
이 중 2764건만 설비를 제공받았다. 제공률은 76.5%에 그쳤다. 장애인 5명 중 1명은 필요한 장비를 제공받지 못했다.
제주공항의 경우 전체 357건의 요청 중 311건에 대해서만 설비가 제공돼 제공률이 87.1%로 집계됐다. 이는 대구공항(97.9%)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김 의원은 "제주공항의 설비 제공률은 다른 공항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여전히 장애인 승객 중 일부는 여객기에 탑승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탑승 설비 미제공의 주요 사유로는 '요청 철회', '탑승교 개수 부족', '다른 항공편의 교통약자 탑승으로 인한 배정 제한' 등이 제시됐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제주공항은 국내 최대 관광지로 많은 여객이 몰리기 때문에 탑승 설비 수요가 높다"며 "탑승교의 수가 제한돼 장애인 승객이 원활하게 설비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 김포공항(18대), 김해·제주공항(각 12대)에는 탑승교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사천, 군산, 원주공항 등에는 탑승교가 아예 없어 장애인 및 교통약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의원은 "장애인 승객이 항공기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제주공항을 포함한 모든 공항에서 탑승 설비를 강화하고, 탑승교 등 장애인 전용 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