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근로시간도 짧아 경제 활성화와 고임금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4월 시도별 임금·근로시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의 상용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은 322만8000원으로 전국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서울의 월평균 임금은 459만9000원으로 제주의 임금과 137만1000원의 큰 격차를 보였다. 이는 전국 평균인 410만원과 비교해도 87만2000원의 차이가 난다.
제주의 낮은 임금 수준은 이미 몇 년째 고착화된 문제다. 2020년부터 매년 전국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임금 상승률조차도 전국 평균보다 낮아 임금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전국 평균 임금이 392만6000원에서 올해 410만원으로 17만4000원 상승한 데 반해, 제주의 임금은 12만원 상승에 그쳤다.
낮은 임금 수준의 원인은 제주의 산업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제주에서는 숙박업과 음식점업과 같은 저임금 서비스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고임금 산업인 제조업과 정보통신업의 비중은 매우 낮다.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의 비중도 전국 평균보다 11% 낮아 양질의 고임금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실질임금에서도 제주는 물가수준을 반영한 실질임금 총액이 283만원이다. 이는 전국 평균 359만6000원에 크게 못 미친다. 이는 도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임금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생활 여건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근로시간도 전국에서 가장 짧은 수준이다.
올해 4월 기준 제주의 상용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163.8시간이다. 이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울산과 경남의 근로시간이 각각 171.8시간, 172시간인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짧다.
제주의 경제 전문가들은 "제주의 산업 구조 개선과 고임금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며 "특히 제조업과 고부가가치 산업을 유치해 지역 경제의 다각화와 근로자들의 임금 격차를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는 '기회발전특구 지정'과 '디지털 노마드 비자 도입'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외부 인재 유치에만 집중할 경우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 경쟁이 심화되고 생활비 상승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