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주 전역을 철도로 연결하는 야심찬 구상을 내놓았지만 제주시 도심 수소 트램 도입에 대한 공감대조차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실현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는 12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제주 도시철도망 계획수립 등 용역' 착수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설명회는 제주 첫 도시철도망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도민들의 예상과 달리 제주섬 전체를 철도망으로 연결하고 제2공항까지 포함하는 확장안이 발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수행 중인 이 용역은 기존 제주시내 수소 트램 도입을 넘어 서귀포시와 제2공항까지 연결하는 철도망을 검토 중이다.
연구진은 "제주도 전역을 철도로 두르는 '제주순환선'과 함께 제주시 도심, 서귀포시, 그리고 제2공항을 연계하는 철도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고가철도, 지하경전철, 일반철도 등 다양한 도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세부적으로는 제주시 도심에 수소 트램을, 서귀포시에는 중문관광단지와 서귀포혁신도시, 서귀포항 여객터미널을 철도로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제2공항 예정지에도 철도망을 확장하며 각 주요 지점에 모빌리티 환승허브와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제주 지역 특성상 철도 건설에는 여러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로 폭과 경사로 인해 레일 설치가 제한적이며 지질 특성으로 지하 전철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고가 전철 역시 환경 훼손과 경관 저해 우려가 크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 A씨는 "제주에 철도망을 구축하는 것은 그림의 떡일 뿐 실현 가능성이 너무 낮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연구진도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며 "제주도 모든 지역에 철도를 계획하기는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최대한 수용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철도망 확장에 따른 막대한 예산 투입과 예상되는 환경·경관 문제를 고려할 때 이 사업이 제주도의 장기적인 발전에 도움이 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 B씨는 "현재로선 트램조차 도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역 철도망 구축은 과도한 구상일 수 있다. 제주도의 재정 상황과 실제 수요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과도하게 세부적인 노선대안·역 위치 결정 등은 배제하고 법정계획 승인 요건을 갖춘 노선에 대해 국비확보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며 "최대한 실행 가능성 있는 노선을 다수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