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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2024년 ‘슈퍼 선거의 해’ ... 세계 무역전쟁 우려 확산
총선 코앞으로 다가온 한국 ... 사상 최대 규모 세수 펑크
2년 연속 세수 결손 발생 ... 세계적 흐름에서도 뒤처져
기후위기·탄소 중립·AI … 정부와 정치권 역할 중요한 때

 

2024년은 세계적으로 76개국에서 선거를 치르는 ‘슈퍼 선거의 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월말 세계경제 전망을 수정 보완하면서 전반적인 저성장, 두 개의 전쟁(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함께 이를 거론하며 “위기 요인은 여전하다”고 진단한 배경이다.

선거가 많다고 민주주의가 탄탄해지지도, 경제가 나아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표를 노린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는 등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며 악영향을 받는 ‘폴리코노미(Policonomy=정치·politics+경제·economy)’ 현상이 두드러진다.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선거는 11월 미국 대선이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이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슈퍼 선거의 해를 맞아 미국 등 많은 국가들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하며 무역규제가 확산할 공산도 크다. 이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위협 요인이다. IMF에 따르면 2019년 약 1100건이었던 각국의 무역규제가 지난해 3000여건으로 늘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무역전쟁과 미국우선주의가 가속화하리란 우려가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나는 자동차산업을 미국으로 되돌릴 것”이라며 “관세나 다른 수단을 동원해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할 것”이라고 적었다.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차량에 높은 관세를 매겨 각국 자동차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새로 짓거나 옮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미국에서 팔리는 차량의 현지 생산 비중이 40% 수준인 현대차·기아 등 한국 자동차 메이커도 영향을 받는다. 

이런저런 상황을 반영해 IMF는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2.1%로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0.6%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도 3.1%로 종전보다 0.2%포인트 높였다. 하지만 한국 성장률 전망은 2.3%로 0.1%포인트 높이는 데 그쳤다. 
 

우리나라에도 총선의 해가 닥친 지 한달이 지났다. 새해가 열리며 그전보다 나아지는 ‘새해 효과’는커녕 여러 분야에서 뒷걸음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선거에 올인하며 세계적 흐름을 놓치거나 역행해서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및 신재생에너지 전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반도체 전쟁, 인공지능(AI) 기술 경쟁 등에서 뒤처지면 따라잡기 힘들어진다. 

지난해 국세가 본예산 세입보다 56조4000억원 덜 걷혔다. 사상 최대 규모 세수 펑크이자 2년 연속 세수 결손이다. 올해도 정부 추계보다 6조원 부족할 전망(국회 예산정책처)이다. 그럼에도 여야 정당들은 총선을 의식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현금성 지원 공약을 쏟아낸다. 

국민의힘은 전국 주요 구도심 철도를 지하화하고, 상부 공간을 개발하겠다고 공약했다. 재원 규모도 밝히지 않은 채 “민간투자로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녀 출산 시 목돈을 분할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대학등록금 등 교육비 일체를 무상화하는 ‘출생기본소득’을 제안했다. 재원은 향후 마련해 나가자고 했다.

여야 공히 막대한 재원 규모도, 재원조달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 답은 없다. 게다가 여야가 의기투합해 예비타당성조사 없이 밀어붙이는 SOC 사업이 한둘이 아니다. 대구∼광주 달빛철도 건설을 특별법으로 통과시켰다. 20조원 규모 수원 군공항 이전, 부산·울산·경남의 동남권 순환광역철도 등 예타 면제 추진 법안을 심사 중이다. 이런 식의 묻지마 SOC 사업 규모가 90조원에 육박한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치 불안을 둘러싼 나라밖 시선도 걱정스럽다. 뉴욕타임스가 “북한이 몇달 내 치명적인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는 등 미국 행정부 전직 관료와 북한 문제 전문가들이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대통령 부인의 고가 명품 핸드백 수수 논란을 다룬 외신들 보도도 잇따랐다. 
 

 

정당들이 사사건건 정쟁을 일삼는 데다 서로 잘하기 경쟁이 아닌 상대편이 못하기를 기다리며 국민의 정치혐오를 키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반응이 17.0%였다. ‘총선에서 어느 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응답은 민주당 35.0%, 국민의힘 32.0%, 제3지대 24.0% 순서였다. 특히 18~39세 젊은층에서 제3지대 선호도가 양대 정당보다 높았다. 

1월 마지막 날 경북 문경 육가공품 공장 화재현장에서 젊은 소방관 두명이 스러졌다. 그 중에는 ‘소방과 결혼했다’던 스물일곱 소방교가 있었다. 미국 유명 작가가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를 여행했다’란 제목의 동영상으로 소개했다. 설 명절에 국민 우울감을 덜어주기는커녕 스트레스를 가중시키지 않도록 정치권과 정부는 제발 제자리에서 할 일 하기를 바란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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