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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대 유적 첫 발굴 … 일제강점기 제주 주요 유적과 함께 파괴돼
"탐라국 성격 규명 위한 키워드 … 조사·발굴·복원에 힘 쏟아야"

 

제주시 원도심에 탐라국(耽羅國) 시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칠성대'(七星臺) 유적이 최근 발굴됐다.

 

옛 도심 일대 북두칠성 모양으로 일곱 곳에 세워진 칠성대 중 하나로 추정되는 유적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것이다.

 

항해가들의 길잡이가 된 북두칠성처럼 베일에 가려진 탐라 역사를 추적할 수 있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탐라국에 세워진 일곱개의 별 '칠성대'

 

'칠성도(七星圖)는 주성(제주읍성·현재의 제주시 원도심 일대) 안에 있는데, 돌로 쌓았던 옛터가 있다. 삼성(三姓)이 처음 나왔을 때 삼도(三都, 일도·이도·삼도)로 나눠 차지하고 북두칠성 모양을 본떠 대(臺)를 쌓아 분거했다. 이 때문에 칠성도라 부른다.'

 

조선 중종 25년(1530)에 편찬한 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등장하는 칠성대에 관한 첫 기록이다.

 

 

칠성대는 이후 선조 34년(1601) 왕명을 받아 안무어사(安撫御史) 신분으로 제주에 온 김상헌의 기행문 '남사록', 효종 4년(1653) 이원진이 제주목사로 부임할 당시 기록한 '탐라지' 등에도 나온다.

 

이외에도 임제와 홍천경, 김상헌, 이형상, 김정 등 제주에 부임한 지식인과 관료의 개인 시문(詩文)에도 등장한다.

 

옛 문헌에는 '칠성도'라 말하고 있지만, 북두칠성 모양을 본떠 대(臺)를 쌓았다는 내용으로 말미암아 이후 '칠성대' 등으로 불린 듯하다.

 

제주의 향토사학자와 역사학자는 "칠성대를 탐라(耽羅)개국 시기에 도성 안 일곱 곳에 북두칠성의 형태로 축조한 유적으로 탐라의 건국이념과 신앙, 탐라도성 모습, 당시 사회상 등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유적"이라고 설명한다.

 

 

탐라는 3∼12세기 초 제주도에 존재했던 고유의 독자성을 지닌 고대 독립국이었다.

 

'섬나라'란 의미를 지닌 탐라는 고립된 섬에 머물지 않고, 동아시아 바다를 무대로 주변국들과 문물 교역 및 사절 외교를 활발하게 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칠성대는 고(高)ㆍ양(良)ㆍ부(夫)로 일컬어지는 삼을라 집단이 탐라를 건국할 때 축조됐으며 그 시기는 5세기 중반 이전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북두칠성 모양으로 제주 원도심 곳곳에 세워진 축대(築臺) '칠성대'의 위치는 어디쯤일까.

 

1900년대를 전후한 시기 제작된 홍종시의 '제주성내고적도'(濟州城內古蹟圖)는 중요한 단서를 제시한다.

 

당시 66개의 주요 유적·건물과 함께 칠성대의 위치를 점선으로 그려 넣어 대략적인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김석익의 '탐라기년'(1921)에는 7개의 별자리를 동(洞)별로 기록하기도 했다.

 

게다가 1926년 5월 11일자 매일신보에는 당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이 승하하자 제주시민들이 칠성단 앞에 모여 서울을 바라보며 곡하는 '망곡제'를 올렸다는 기사와 함께 사진이 실렸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순종 황제의 승하를 전후해 7개의 칠성대는 제주의 주요 유적과 함께 파괴됐다.

 

제주시는 이 같은 기록을 바탕으로 위치를 추정해 지난 2011년 7개의 칠성대 표석을 세웠다.

 

그리고 최근 기록으로만 존재했던 칠성대 추정 유적 1곳이 처음으로 발견돼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향토사연구가인 강문규 전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과 제주 도시재생센터 홍명환 원장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제주시 이도1동 1491-1번지, 1491-4번지 일대 '중앙로 상점가 주차장 복층화 사업' 부지 발굴 조사 과정에서 칠성대의 한 곳으로 추정되는 원형(圓形)과 팔각형의 유구, 제단석으로 보이는 유물, 1천점이 넘는 말·사슴·멧돼지 등 동물뼈가 출토된 사실을 확인했다.

 

 

◇ "탐라국 성격 규명 위한 키워드"

 

칠성대 유적이 발견된 제주시 원도심 공영주차장 건물 앞에는 '천추성(天樞星) 북두칠성 제일도'라 적힌 칠성대 표석이 세워져 있다.

 

북두칠성(北斗七星) 7개의 별자리 중 첫 번째 별인 천추성에 해당하는 칠성대(사진의 1번 위치)가 자리 잡고 있었다는 뜻이다.

 

북두칠성을 비롯한 지구에서 보는 모든 별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회전한다. 항해가들의 길잡이가 된 국자 모양의 북두칠성 하단부분 첫번째 별과 두번째 별을 죽 연결하면 북극성과 연결된다.

 

이로인해 천추성은 북두칠성의 머리 또는 눈과 같은 존재로, 주변 골목에는 '두목(斗目, 북두칠성의 눈)골'이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

 

 

홍정표 초대 제주도 문화재위원장은 지난 1979년 '탐라성주유사'에서 "칠성대는 북두칠성에 대한 봉제(奉祭·제를 거행함)의 제단이니, 세수(歲首·한해의 첫 달)에는 이 별(천추성)에서 삼을라의 추장을 비롯하여 부족들이 참례하여 봉제하였고 … (중략) … 비록 삼을라가 아니더라도 세수에는 반드시 이 대에서 칠성제를 지냈다"라고 말하며 칠성대가 제례를 거행하는 제단이라고 주장했다.

 

유적을 처음 확인한 향토사연구가 강 전 소장은 "(홍정표 초대 제주도문화재위원장의 주장을 토대로) 유적 발굴 구역 내에서 출토된 불로 구워낸 제단과 1천여점의 동물 뼈 등은 해마다 봉제를 위해 바쳐진 희생의 흔적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 전 소장은 또 자신의 저서 '일곱 개의 별과 달을 품은 탐라왕국'(2017, 한그루)에서 칠성대와 삼성혈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북극성과 북두칠성의 위치를 보면 탐라인들은 먼저 (삼성 부족의 뿌리인) 모흥혈(삼성혈)을 북극성으로 설정한 뒤 북두칠성 자리에 칠성대를 배치한 것으로 이해된다"며 "거리상 오차가 있겠지만 일곱개 별들의 거리를 일정한 비율로 조정해 세웠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자 모양 북두칠성의 아래쪽 두별을 죽 연결하면 북극성과 연결되듯 첫번째와 두번째 칠성대(위 그림의 1·2번 칠성대)를 직선으로 죽 연결하면 실제로 삼성혈과 맞닿아 있다.

 

설득력 있는 가설이지만 현재로선 추가적인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칠성대가 세워진 목적과 용도는 여전히 학계에서 논의가 진행중인 사항이다.

 

홍기표 제주역사문화진흥원장은 연합뉴스에 보낸 '칠성대 추정 유적에 대한 역사학자 소견'이란 글을 통해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홍 원장은 "옛 문헌에 전하는 칠성도는 제주 성안의 일곱 곳에 각각 세워진 '북두칠성 모양의 축대(석축)'이며, '삼성 부족이 이에 의지해 경계를 나누었다'라고 전한다. 따라서 제단인지, 삼성 부족의 경계를 나누는 상징적 건축물인지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삼성 부족들이 각각의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한 상징적 건축물로 축조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1500여년 전 옛날 북두칠성의 거리를 측정해 지상에 그 모양 그대로 칠성대를 축조했다는 것은 당시 탐라국에 천문학적 지식을 갖추고 이를 구현해낼 전문적인 집단과 지배구조가 존재했음을 의미한다.

 

현존하는 탐라 시대 유적이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칠성대 유적의 발견은 베일에 가려진 고대 탐라사 연구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홍 원장은 "칠성도 유적은 고대 탐라국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주요 키워드"라며 "아직도 밝혀내야 할 대목이 많다. 행정, 학계와 일반인 모두가 고대 탐라국의 실체 규명을 위한 '칠성도' 유적 조사와 발굴, 복원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함께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소장은 "전문가들의 고증과 문화재청 등의 심의를 거쳐 '칠성대 유적' 여부를 공인 받음과 동시에 이들 유적의 복원을 위한 제반 절차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변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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