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2명이 신분증과 카드가 담긴 휴대전화를 절벽 아래로 떨어뜨려 경찰의 도움으로 휴대전화를 되찾았다.
26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여성 관광객 50대 A씨와 B씨는 지난 20일 오후 1시 16분께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큰엉해안경승지 우렁굴을 관람하다 절벽 아래로 휴대전화 2대를 떨어뜨렸는데 혹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느냐"며 경찰에 신고했다.
우렁굴은 해안절벽 위 바위틈에 뚫린 거대한 구멍으로, '쇠 떨어지는 고망'(소가 떨어지는 구멍의 제주어)이라고도 불린다. 풀을 뜯어 먹던 소들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그늘을 찾아 숲으로 들어왔다가 수풀에 가려져 있던 이 구멍에 떨어졌다고 해 이 같은 이름이 생겼다.
관광객 A씨가 '쇠 떨어지는 고망' 사진을 촬영하던 중 손이 미끄러져 휴대전화를 떨어뜨렸다. 이때 옆에서 사진 촬영을 하던 관광객 B씨도 놀라 덩달아 휴대전화를 떨어뜨렸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카드지갑 겸용 휴대전화 덮개를 사용하고 있어 여행 중 사용할 신용카드와 신분증까지 모두 잃어버리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휴대전화 두대는 각각 손에 잡힐 듯 말 듯 한 거리의 절벽과 10m 높이 절벽 아래 해안가에 떨어졌다. 눈에 보이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어 이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A씨는 망설이다 일행의 휴대전화를 빌려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남원파출소 홍유중 경위와 김태경 경감은 긴급 출동해 우렁굴에서 약 200m 떨어진 해안가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을 찾았다. 고생하는 모습을 본 A씨가 "이제 됐다"며 만류했지만 두 경찰은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신고 접수 1시간 15분 만에 휴대전화 2대를 모두 찾아 돌려줬다.
A씨 등은 지난 23일 제주경찰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에 사연을 올려 경찰에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A씨는 "아무리 국민을 위해 일하시는 분이시지만, 쉽지 않은 일을 해주셨다"며 "짜증 한 번 내지 않으시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고 당시 너무 감동해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전 있었던 개인적인 일로 경찰에 대한 불신이 있었는데, 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에 대해 오히려 죄송해졌다"며 "두 분께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