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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날씨 100년] 1994년 비바람 속 착륙 사고로 여객기 전소 … 지난해 눈보라 속 활주로 이탈

제주의 날씨 변화는 곧 하늘길과 바닷길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섬 지역이다 보니 기상 악화로 항공기와 여객선 등 연륙교통이 끊기면 발이 묶일 수밖에 없다.

 

악천후로 항공편과 여객선이 결항해 하늘길과 바닷길이 끊기는 일은 종종 있다. 흔치는 않지만, 과거 악천후 속 무리한 운항이 사고로 이어져 큰 인명피해를 낸 일도 있다.

 

 

◇ 악천후 속 비행 강행했다가 장병 53명 순직…봉황새 작전 참사

 

한라산 관음사 탐방안내소 인근 '충성공원'에는 특전사 충혼비가 세워져 있다.

 

이 충혼비는 지금으로부터 42년 전인 지난 1982년 대통령 경호 임무를 위한 '봉황새 작전' 수행 중이던 수송기 추락사고로 희생된 특전사 최정예 대원들과 공군 장병 등 53명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졌다.

 

1982년 2월 5일 악천후 속 해발 1060m 한라산 개미등에 공군 수송기 C-123이 추락해 특전사 대원과 공군 장병을 포함해 탑승자 53명이 모두 숨졌다.

 

당시 출발지인 성남 서울공항과 도착지인 제주공항 모두 악천후로 인해 비행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이튿날 제주공항 활주로 확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경호하기 위해 비행을 강행했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다.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1982년 2월 5일 당시 지상일기도를 보면 제주도는 북서쪽에서 확장하는 찬 대륙고기압 영향을 받아 대체로 흐린 날씨에 1∼2도 내외의 낮은 기온을 보였고, 산지에는 눈이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악기상 속에서 비행한다는 것은 엄청난 무리수를 두는 일이었음에도 출동을 강행했고, 결국 추락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이 사고 소식은 당시 정부의 언론 통제 때문에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 사고 경위도 대간첩 침투 작전 훈련 중에 발생한 것처럼 조작됐다가 나중에서야 대통령 경호 임무에 투입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유족들은 이후 1989년 "당시 수송기가 비행할 수 없을 만큼 악천후였음에도 무리하게 이륙 명령을 내림으로써 장병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며 전두환과 당시 국방장관 등 5명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고발했으나 '혐의없음' 또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특수전사령부는 매년 2월 5일 추모비 앞에서 봉황새 작전 추모식을 열어 봉황새 작전 참사로 숨진 장병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 1994년 기상악화 속 제주공항 착륙하다 폭발 여객기 전소

 

태풍, 폭설, 강풍 등 기상 악화로 제주와 다른 지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빚어져 승객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뉴스는 심심찮게 전해진다.

 

흔치는 않지만 악천후 속 비행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30여년 전 비바람 속 제주공항에 착륙하던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하며 사고가 났다.

 

지난 1994년 8월 11일 오전 11시 25분께 승객과 승무원 등 160명을 태운 김포발 제주행 대한항공 2033편이 착륙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 폭발하면서 전소됐다.

 

당시 태풍 '더그'가 제주를 지난 뒤였지만 제주공항에는 여전히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다.

 

사고 당일 제주공항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23.7m, 일 강수량은 68.7㎜를 기록했고 제주 지점 기준으로는 최대순간풍속 초속 28.7m, 일 강수량은 98.5㎜를 기록했다.

 

이런 악천후 속 착륙 시도 과정에서의 문제가 항공기 폭발 화재로 이어졌다. 강한 돌풍에 휘말리면서 중심을 잃고 활주로를 이탈한 항공기는 공항 철조망을 뚫고 나갔고, 연료통이 울타리와 충돌하면서 기체에 불이 붙어 폭발이 발생했다.

 

다행히 탑승객들은 비행기가 화염에 휩싸이기 전에 모두 탈출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최근에도 여객기가 악천후 속 제주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하는 일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22일 오전 울산발 제주행 하이에어 항공편이 제주공항에 비정상 착륙했다.

 

당시 제주공항에는 급변풍·강풍 특보가 발효 중이었으며, 이로 인해 제주공항 항공편이 대거 결항한 상황이었다.

 

이 여객기는 3차례 착륙 시도 끝에 도착 예정 시각보다 1시간가량 늦게 착륙했으나, 착륙 과정에서 활주로를 벗어나 잔디밭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활주로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이 밖에 항공기가 비행 중 낙뢰를 맞는 일도 종종 있다. 그러나 기체에 피뢰침 역할을 하는 장치가 있어서 낙뢰의 전류를 공기 중으로 흩어지게 하기 때문에 실제 탑승객 안전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다.

 

 

◇ 1954년 대형 화재로 불탔다가 재건된 제주 동문시장

 

제주 동문시장은 제주시 구도심지에 있는 역사 깊은 시장이다.

 

1945년 해방과 함께 형성된 동문시장은 지금처럼 마트가 없던 시절 지역 주민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유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지금은 관광객들이 들러 신선한 제주 농수산물을 구입하고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런 동문시장에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전인 1954년 3월 13일 오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언론 보도 등을 보면 이 화재로 동문시장 대부분의 점포가 불에 탔으며 수많은 이재민이 생겼다.

 

휘발유 통 옆에서 라이터를 켜는 바람에 불이 붙었고, 초속 10m의 강한 바람을 타고 번져 약 1시간 내 시장 일대를 불바다로 만들었다고 한다.

 

불은 시장과 주변 주택가까지 번졌다. 이 불로 2명이 사망하고 13명이 중화상을 입었으며 건물 112동이 소실되고 2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기상 기록을 보면 제주에는 1954년 3월 12일 저녁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해 오후 5시 43분부터 6시 40분까지 폭풍(풍속이 초속 13.9m 이상인 경우)이 관측됐고, 오후 11시 2분부터 다시 폭풍이 시작돼 다음 날인 13일 0시 52분까지 지속됐다.

 

이 화재 이후 같은 해 11월 동문시장은 지금의 자리에 다시 세워져 문을 열었다.

 

동문시장은 이후 2007년 9월 태풍 '나리'가 몰고 온 폭우에 인근 산지천이 범람하면서 큰 수해를 입기도 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날벼락처럼 닥친 태풍으로 인해 상가가 온통 진흙으로 뒤덮이고, 일부 점포는 급류에 파손됐으며 집기류가 쓰러지거나 소실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해 상인들이 피해 복구에 안간힘을 써야 했다. [연합뉴스=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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