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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60여년간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피해 315명, 재산피해 4760억원
2021년 규모 4.9 지진에 섬 전체 흔들 … 대표적 다우지지만 가뭄 들기도

[※ 편집자 주 = 제주지방기상청이 올해로 설립 100년을 맞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00년 이상 같은 장소에서 연속적으로 기상 관측이 이뤄진 곳은 부산, 서울에 이어 제주가 3번째입니다. 지난 100년의 날씨는 제주도민의 삶에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도 날씨는 매우 중요한 정보입니다. 지난 100년간의 기상관측 기록과 제주기상청이 발간한 '제주 역사·문화와 함께 하는 제주기상 100년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제주 날씨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한반도로 향하는 태풍의 길목으로 불리는 제주. 위력이 강할 때 가장 먼저 태풍을 맞기 때문에 큰 피해가 발생하곤 한다.

 

또한 과학적으로 증명된 건 아니지만, 실제 태풍이 제주도를 지난 뒤 세력이 급격히 약화하거나 진로를 트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도민들은 '태풍 방패막이론'을 정설로 여기고 있다.

 

야자수와 유채꽃이 반겨주는 따뜻한 남녘 섬이지만 겨울철 막대한 폭설 피해가 발생하기도 하며, 폭설과 강풍·풍랑으로 섬이 고립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지난 2021년에는 생각지도 못한 규모 4.9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고, 국내 대표적으로 비가 많은 지역으로 꼽히지만 가뭄으로 고생한 해도 종종 있다.

 

섬이라는 지역 특성상 각종 위험기상에 특히 취약한 제주가 겪었던 기상재해를 되짚어본다.

 

 

◇ 태풍, 호우, 대설 … 60여년간 인명피해 315명, 재산피해 4760억원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제주에서는 1959년부터 2021년까지 태풍 75회, 호우 56회, 폭풍 12회, 대설 10회, 강풍·풍랑 9회, 한파 1회 등의 자연재해가 집계돼있다.

 

인명피해는 사망 83명, 실종 55명, 부상 177명 등 315명이며 재산피해도 행정당국에 집계된 것만 총 4760억원에 달한다.

 

가장 큰 피해를 주는 위험기상은 단연 태풍이다.

 

역대 인명피해가 가장 컸던 태풍은 1959년 '사라'다. 전국적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제주에서도 118명(사망 11·부상 107명)의 인명피해가 있었고, 재산피해도 당시 가치로 25억원에 달했다.

 

사라 외 사망·실종자가 10명 이상 발생한 태풍은 1970년 빌리, 1972년 리타, 1985년 브렌다, 2007년 나리가 있다.

 

나리 때는 물 빠짐이 좋은 지질 구조상 비교적 홍수 걱정이 적었던 제주에서 상상조차 하지 못한 물난리가 나 13명이 목숨을 잃고, 1300억원대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불과 2∼3시간 사이에 한라산 정상부터 제주시 해안 저지대까지 '물 폭탄'이 퍼부으며 제주시가지를 지나는 산지천, 병문천, 한천, 독사천 등 모든 하천이 범람했다.

 

나리의 아픈 경험은 제주에 저류지 등 방재 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계기가 됐다.

 

 

2012년에는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잇따라 내습해 큰 피해가 났다.

 

볼라벤 내습 당시 서귀포시 화순항 앞 해상에 정박했던 중국어선 2척이 좌초돼 선원 33명 중 15명이 숨졌고 서귀포항 방파제 테트라포드(TTP) 2000여개가 유실돼 282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하는 등 재산피해액도 572억2000만원에 달했다.

 

이보다 앞서 2002년에는 태풍 루사 내습으로 511억5000만원의 재산피해가 집계됐으며, 이듬해인 2003년에는 태풍 매미가 제주를 휩쓸어 2명이 숨지고 481억5000만원의 재산피해도 발생하는 등 큰 생채기를 남겼다.

 

비교적 최근인 2016년에는 역대 가장 강한 10월 태풍으로 꼽히는 '차바'가 내습해 강풍과 함께 폭우를 퍼부어 재산피해액이 약 200억원에 달했다.

 

차바 당시 제주시가지를 흐르는 한천 하류 한천교 일대에 물이 넘치고 역류하면서 복개지(도시 과밀화에 따른 주차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하천 위에 콘크리트 구조물로 덮어놓은 곳)에 세워둔 차들이 휩쓸려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여름엔 태풍이 문제라면 겨울에는 폭설이 걱정이다.

 

겨울철 제주는 국내 다른 지역보다는 덜 춥지만, 폭설로 인한 피해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10년 내 제주에서 대설 피해액은 2016년 1월 23∼25일 59억원 상당, 2018년 1∼3월 농업재해를 더해 약 150억원 상당이다.

 

겨울철 한라산에는 많게는 1m가 넘는 눈이 쌓이기도 하며, 도로 곳곳에 눈이 쌓여 차량 운행이 통제되곤 한다. 제설제도 겨울철마다 차이는 있지만 매년 수천t을 사용한다.

 

특히 겨울철 강추위, 대설, 강풍, 풍랑 등으로 인해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혀 섬이 고립되는 일이 종종 생긴다.

 

 

지난 2016년 1월 23∼25일 제주공항에서는 폭설과 강풍으로 활주로 운영이 전면 중단돼 항공기가 뜨고 내리지 못하게 되면서 수만 명의 발이 묶였다.

 

도로가 온통 얼어붙어 공항을 빠져나가기 어려워진 데다가 하루빨리 다른 항공권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대합실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이 종이상자나 매트를 깔고 노숙을 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운항이 재개된 뒤 수많은 체류객을 수송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심야 운행 제한을 해제해 밤샘 운항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런 사례를 계기로 제주공항 제설 장비와 인력이 대폭 확충됐으며 제주도,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공항 체류객 불편 해소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기관별 맡은 역할을 하며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후로도 기상악화로 제주공항에 야간 체류객이 발생하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2016년과 같은 사태는 재발하지 않고 있다.

 

 

◇ '대표적 다우지'지만 가뭄에 농심 타들어 가기도

 

제주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다우지로 꼽히는 곳이지만, 가뭄이 들어 농민의 애를 태우는 일도 종종 있었다.

 

최근 10년 내 제주에 가뭄이 심하게 들었던 해는 2013년과 2017년을 꼽을 수 있다.

 

2017년은 지난 100년간 기상관측이 이뤄진 제주 지점의 연 강수량이 가장 적었던 해로, 평년의 절반 수준인 773.3㎜에 그쳤다.

 

극심한 가뭄이 들었던 1929년(774.5㎜)이나 2013년(859.1㎜)보다도 비가 더 적게 내렸다. 연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1999년(2526㎜)과 비교하면 30.6% 수준이었다.

 

2017년에는 장맛비가 워낙 적게 내렸고 태풍도 비껴가면서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돼 곳곳에서 가뭄이 나타났다. 가뭄과 폭염 탓에 농작물 피해가 속출했고, 물 부족으로 제주도 서부 중산간 지역에서는 제한급수까지 이뤄졌다.

 

이보다 앞서 2013년에도 마른장마와 폭염이 계속되면서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등이 발생했다.

 

이에 제주도의회가 제주시 산천단을 찾아 가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단비를 내려달라며 기우제까지 지냈다.

 

지난해에도 가을 가뭄으로 농민 근심이 깊어지면서 제주도 등 유관기관이 급수 지원 등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 1년여전 규모 4.9 강진에 제주도 흔들…"지진 안전지대 아냐"

 

2021년 12월 14일 오후, 퇴근 시간을 앞둔 무렵 제주 해역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해 제주도 전역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

 

규모 4.9 지진은 기상청 지진 관측 이래 제주도 육상 또는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하며, 한반도 지진 중에서는 역대 11번째 규모에 해당한다.

 

이 지진과 관련해 벽면의 미세한 균열 등 재산피해 신고가 16건 접수됐으나 위중한 피해 사례는 없었고, 주요 기반시설 피해나 인명피해도 없었다.

 

또한 지진 발생 후 천연기념물인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 화산쇄설층 해안 절벽 일부가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

 

이후에도 여진이 20회 있었으며, 이 중 2021년 12월 17일 발생한 여진은 규모가 3.2였다.

 

큰 피해는 없었지만 한동안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으며, 이를 계기로 제주도 또한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각심이 커졌다.

 

이보다 앞서 2008년 5월 31일 오후 9시 59분 제주시 서쪽 78㎞ 해역에서 규모 4.2 지진이 발생해 기상청과 소방당국에 지진 관련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

 

2005년 6월 15일 오전 7시 7분께 제주시 고산 남쪽 26㎞ 해역에서 규모 3.9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5년 8월 3일 오전 10시 11분께 서귀포시 성산 남동쪽 22㎞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3.7 지진 때도 일부 도민이 진동을 감지했으나 별다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연합뉴스=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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