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 일대 유해발굴 작업. [제이누리DB]](http://www.jnuri.net/data/photos/20230103/art_1674006211106_eef17c.jpg)
대전 형무소로 끌려가 행방불명된 4.3희생자들을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지로 알려진 대전 골령골 발굴 유해 중 200여 구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벌인다고 18일 밝혔다.
대전 골령골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17일 사이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와 대전·충남 지역에서 좌익으로 몰린 민간인들이 군과 경찰에 의해 집단 학살돼 묻힌 곳이다. 지난해까지 1361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도는 올해 국비 14억7000만 원을 투입해 도내.외 암매장지 유해 발굴과 유전자 감식을 벌여 유족들의 한을 푼다.
발굴 유해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행정안전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과거사위) 및 대전 동구청과 수차례 협의가 이뤄졌다.
이어 최근 산내유족회로부터 유전자 감식 서면동의를 받아 대전 골령골에서 발굴된 유해가 안치돼 있는 세종추모의집 유해 유전자 감식 시범사업 추진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국회의원 당시 “과거사위가 추진하는 유해발굴 사업에 대해 유족을 찾아주기 위한 유전자 감식 예산이 전혀 책정되지 않고, 제주4·3 유해발굴 및 유전자 감식 사업과 연계가 되지 않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데이터 수집·관리·분석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도·행안부·진화위·대전동구청간 협업이 추진됐다. 과거사위에서는 유전자감식 예산(12억원)을 처음으로 확보했다.
유전자 감식 결과는 그동안 도외행불인 유족을 대상으로 한 채혈 결과와 대조해 신원을 확인한다. 대전형무소 수감자 명단을 토대로 4·3희생자 298명이 집단 학살된 후 대전 골령골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유전자 감식 결과에 대한 유족들의 기대가 큰 상황이다.
이를 위해 오는 5월까지 100여구, 오는 12월까지 100여구 등 모두 1·2차에 걸쳐 200여 구에 대한 시료 채취와 유전자 감식을 통해 신원이 확인되면 행정안전부와 유해 인계 등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도외 형무소로 끌려가 행방불명된 4·3희생자에 대한 유전자 감식사업을 통해 유족의 평생 한을 위로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