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 외도동에 들어설 예정인 서부중(가칭) 신설이 토지매입 문제로 난항을 겪자 결국 강제수용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10일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해 말 아직 매입하지 못한 2필지의 토지주들을 만나 서부중이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여러모로 토지 매각을 요청했지만 진전은 없었다"면서 "이달 중 매입 협의가 되지 않는다면 수용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토지주들에게 협조를 부탁하면서 이달 말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미 몇차례 개교가 연기된 상황"이라면서 "이미 계획했던 2027년 개교가 어렵게 됐는데, 수용 절차에 들어가면 토지주들이 소송 등 대응에 나설 수도 있어서 개교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부중은 제주시 서부지역 중학교 신입생들의 원거리 통학 불편을 해소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기 위해 2016년부터 추진됐다.
도교육청은 제주시 서부지역에서 인구가 많은 외도동에 학교를 설립키로 하고 2019년 4월 외도동 주민들이 의견을 모아 제시한 외도1동 2만6020㎡ 자연녹지를 설립 예정지로 확정했다.
서부중은 완성 학급수 36학급(특수학급 1학급 포함), 학생 1080명 규모로 계획됐다. 당초 2020년 개교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토지 매입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개교 시점이 2024년으로 한 차례 연기된 데 이어 최근 또다시 2027년으로 늦춰졌다.
도교육청은 토지주 4명과 협의를 벌여 현재까지 2명으로부터 3개 필지 8806㎡의 매입을 마쳤다. 이는 전체 부지 2만6020㎡ 규모의 33%에 불과하다.
나머지 토지주들은 감정평가액보다 많게는 50% 이상 높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그동안 토지주들과 여러 차례 만나 협의를 하고 있지만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