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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서 이제 명실상부 제주의 대표자 ... "4.3의 아픔 너머 미래로"

'4.3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그 스스로가 유족이었기에 집요하게 매달렸다.

 

그리고 2021년 12월 9일 제주전역에 환호성이 울렸다. 제주의 최대 숙원인 제주4·3특별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에서 최종 통과됐다. 73년 만에 4.3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정부차원의 위자료 지원방안이 국회 문턱을 통과한 쾌거였다.

 

어찌보면 28년간 매달린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민선8기 제주도지사 당선인 오영훈(53). 

 

1968년 12월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에서 태어났다. 증조부와 조부가 제주4·3 사건에 휘말려 희생된 4.3 유족이다. 그의 할머니는 4.3으로 남편과 부모를 잃고 홀로 아들을 키우며 평생을 살았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연좌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오 당선인은 할머니로부터 대한민국의 아픈 과거사를 직접 듣고 보고 자랐다. 그러나 대학에 들어간 후에야 4·3의 진상에 대해 알게 됐다. 1993년 제주대 총학생회장 당시 처음으로 4.3특별법 제정을 국회에 청원했던 것도 그 연장선이었다.

 

그는 대학 졸업 뒤에도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라는 단체를 만들어 사무국장을 맡았다. 그러던 사이 어느덧 정치가 그의 삶으로 녹아들었다. 내 가족과 이웃, 제주도를 위해 직접 나서고 싶었다.

 

그는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할 때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그의 정치입문이었다. 그리고 지방자치 현장부터 내달렸다. 하지만 첫번째 도전은 실패였다. 2002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한 뒤 제주도의원 선거에 처음으로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재도전 끝에 제8~9대 제주도의원을 역임했다.

 

하지만 한계를 느꼈다. 아무래도 국회가 그의 활동공간이었다.

 

그는 드라마틱하게 국회에 입성한 인물이기도 하다. 2016년 4·13 총선을 앞둔 제주시을 민주당내 경선에서 3선 의원인 김우남 의원을 꺾고 공천장을 따냈다. 본선에서는 당시 새누리당 부상일 후보와의 경쟁에서 막판 대역전극을 쓰기도 했다. 사실 모두가 간발의 차이였다.

 

그는 제주의 ‘궨당(친인척)’ 선거’를 깬 인물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부상일 후보에 비해 혈연, 학연이 밀렸고, 고향이 남원이었기에 사실 제주을 선거구에 지역연고도 없었다. 그는 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이 뛰어 다녔고, 결국 승리했다.

 

이후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 4.3희생자에 대한 배․보상, 추가 진상조사 근거 등을 담은 4.3특별법 전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2021년 12월 9일, 4·3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가 4.3특별법 제정을 처음으로 청원한 지 28년 만에 제도적 완결을 끌어낸 것이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건 제주도지사 출마였다. 당내 경선부터 차근차근 준비했다. 문대림 후보와 접전했지만 주변은 사실 일찌감치 그의 본선진출을 내다봤다. 그가 그동안 쌓아온 인맥과 인연, 그리고 그의 친화력이 돋보였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본선에선 그가 나온 대학의 교수이자 총장출신과 맞붙었다. 하지만 그는 선거기간 줄곧 이어진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그것도 허향진 후보와 넉넉한 격차였다. 총학생회장 출신이란 이력이 또 한몫했다. 제주대 총학생회장 출신들이 모여 만든 용암회는 선거기간 그에 대한 지지를 공식선언했다.

 

선거막판 터진 '김포공항 이전' 논란에 대해선 "결코 중앙정치권에 휘둘리지 않는, 여의도에 당당히 맞설 제주의 도지사가 되겠다"고 다시 한번 포효했다. 그의 호소에 결국 도민들은 당선이란 영예로 화답했다.   

 

4.3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의 할머니는 자식들이 다른 세상을 살아가길 바라셨다. 오 당선인은 제주의 과거와 함께 ‘내일’도 생각하기로 했다. ‘가고 싶은 제주’에서 ‘살기 좋은 제주’로 가꾸는 것. 그는 2년 전 21대 총선 당선이 확실시된 직후 “든든한 제주의 미래를 만드는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6.1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다함께 미래로, 일하는 도지사`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걸어온 발자취를 보면 새로운 미래가 보인다고 했다. 제주도민의 상처를 오랫동안 들여다 보고 결국은 봄을 가져온 그가 이끌어올 '새로운 제주호'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민선 8기 '위대한 제주시대를 향한 제주의 새로운 전진'이 어떤 결과로 귀결되지 이제 관심사가 시작됐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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