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중진인 강창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갑)이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강창일 의원은 12일 오후 3시 제주한라대 한라아트홀에서 열린 의정보고회를 통해 “제21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날 의정보고회에서 17대에서 20대에 걸친 국회의원 활동에 대해 보고한 뒤 앞으로의 거취를 밝히는 자리에서 “(저의) 거취 문제가 제주도뿐만 아니라 중앙에서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것 같다”며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앞으로의 거취를 표명할까 하다가 제주에서 말씀드리는 것이 도리인 것 같아 이 자리에서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현 20대 국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강 의원은 “20대 국회는 잘 아시다시피 식물국회가 돼 버렸다”며 “저도 국회의원을 하면서도 부끄러워서 배지를 달아보지 못했다. 자괴감과 중진으로서 무력감, 그리고 책임감으로 마음이 편한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 국회는 국민들에게 탄핵을 당할 것”이라며 “국회는 달라져야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세대가 국회에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저는 제21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죄송스럽다. 양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지난 두 달 간 저를 만나 출마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제주에 다선 중진 의원이 있어야 하고, 제주에서 국회의장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지인들에게서도 수많은 전화를 받았고, 재일동포들도 불출마를 하면 안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그러나 “그렇지만 결단을 내리게 됐다”며 “그렇다고 해서 정치를 그만 두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저는 제주출신이지만 전국적 조직과 전국 차원의 많은 의원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권 재창출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 제주시 갑 선거구에 출마의사를 밝힌 예비후보들의 이름을 거명했다. 문윤택 제주국제대 교수와 박원철 제주도의회 의원,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 등 3명이다.
강 의원은 이들을 향해 “건승을 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제주시북제주군갑 선거구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처음 당선됐다. 이후 제주시갑 선거구에서 내리 4선을 한 중진 의원이다. 2017년부터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맡아왔다.
강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제주시갑 선거구는 무주공산이 됐다. 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 내 당내 경선은 물론 야권에서도 다수의 후보가 몰리면서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현재 야권에서는 구자헌 전 자유한국당 도당위원장과 장성철 바른미래당 제주도당위원장 직무대행, 고병수 정의당 도당위원장 등이 이미 출마의사를 굳히고 현장을 뛰고 있다. 여기에 김영진 전 제주도관광협회장과 고경실 전 제주시장 역시 출마행렬에 가세했다.
아울러 김용철 회계사와 양길현 제주대 교수 역시 무소속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이외에 언론인 임효준씨도 제주시갑에서 무소속으로 출마의사를 밝혔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