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주민들이 섭지코지의 해양관광단지 투자진흥지구 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성산읍 신양리 마을회 주민들은 30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990년대 중반 이후 섭지코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늘면서 섭지코지를 소유하려는 대기업의 횡포가 시작됐다”며 “특히 투자진흥지구제도로 섭지코지는 난개발의 제물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00년대 초반 한 드라마가 섭지코지를 배경으로 촬영, 방영되면서 도민들의 휴식공간인 섭지코지에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며 “여기에 맞물려 개발광풍과 함께 성산포 해양관광단지(섭지지구)가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섭지코지를 개발하는 사업시행사는 (주)휘닉스중앙제주다.
신양리 주민들은 “휘닉스가 섭지 사업지구 내 국공유지 전부와 사유지 대부분을 사업단지라는 명목으로 취득하고 콘도건설과 개별콘도를 통해 막대한 부동산 이익을 취했다”며 “이후 더 이상 사업을 추진 않고 일부 국공유지를 중국자본에 파는 등 부동산 투기사업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처음에 공언했던 지역주민과의 상생발전 및 고용 등을 통한 삶의 질 향상, 제2차 사업 추진은 온갖 이유를 들이대며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들은 이어 제주도정을 향한 질타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휘닉스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자연환경을 파헤치고 지역주민을 농락하는 동안 제주도정은 어떤 감독도 관리도 책임도 묻지 않았다”며 “사업 추진 의지도 없는 휘닉스에 사업연장 승인을 해주는 등 온갖 특혜를 제공하기만 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더 이상 이런 불의를 참을 수 없어 직접 섭지코지를 지키려 한다”며 “섭지코지의 해안사구와 해안변의 송이로 둘러쌓인 붉은 오름, 수려한 자연환경 등은 국가 문화재로 지정될 정도의 높은 가치가 있는 곳이다. 더 이상의 난개발을 통한 훼손을 막기 위해 리민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제주도에 섭지 지구의 투자진흥지구를 해제할 것과 휘닉스가 받아온 세제혜택에 대한 적극적인 환수조지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또 “더 이상의 환경파괴와 훼손을 막기 위한 보전대책과 방안을 마련해 섭지코지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