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고사되고 있는 한라산 구상나무를 살리기 위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전략 마련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이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제주오션스위츠호텔에서 열린다고 5일 밝혔다.
제주도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은 6일 오후 1시부터 국내외 구상나무에 대한 15건의 주제발표 등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연구결과 공유와 논의가 진행된다.
첫날인 6일에는 제주도와 일본, 대만의 각 나라별 구상나무 실태에 대한 주제발표 3건 및 ‘구상나무의 분포 및 특성’을 주제로 한 연구결과 발표 3건이 이뤄진다.
7일에는 폴란드와 러시아의 전나무류 실태에 대한 주제발표와 함께 구상나무의 고사 및 쇠퇴원인, 구상나무 보전방안 등을 주제로 한 7건의 연구결과 발표와 종합토의가 마련된다.
8일에는 한라산 구상나무 자생지(영실~어리목) 답사를 통해 고사현황 실태 등을 알리고 구상나무 보전방안에 대한 현장토의가 이뤄진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의 특산식물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매우 높은 수종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태풍과 가뭄 등이 이어지면서 한라산 구상나무림의 면적이 크게 감소하고 많은 고사목이 생기면서 보전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에 따르면 특히 최근 10년 사이에 고사 및 쇠퇴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738.3ha였던 한라산 구상나무 면적은 10년이 지나는 동안 15.2%가 줄어들었다. 2015년 기준으로 626ha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라산 구상나무의 고사목 비율은 무려 45.9%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산림청에서는 지난 5월 한라산 구상나무의 39%가 쇠퇴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구상나무 어린나무 발생도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사 및 쇠퇴는 특히 한라산 동쪽지역에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구상나무와 같은 전나무류의 생장쇠퇴는 제주를 넘어 전 세계적인 현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대한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을 위한 연구가 다양하게 추진되는 상황이다.
제주도 역시 지난 2017년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대책 마련을 위한 10개년 계획을 마련, 다양한 연구와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고길림 세계유산본부 본부장은 “이번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한라산의 구상나무 쇠퇴의 심각성과 현재 추진되고 있는 연구사업의 내용을 알릴 것”이라며 “전문가의 의견수렴 등을 통해 보다 실천적인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 구상나무(Abies koreana Wilson)=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이다. 한국특산식물이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의 지리산, 덕유산 등에 분포하지만 한라산이 세계최대규모의 유일한 숲을 지닌 곳이다. 한라산 구상나무의 분포면적은 해발 1300m 이상 지역에 795.3ha이며, 수고는 3~5m 범위가 가장 많으며, 흉고 직경은 평균 12~16cm 범위의 나무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명은 아비에스 코리아나(Abies Koreana), 유럽에선 크리스마스 트리로 유명한 '코리안 퍼(Korean fir) 트리'로 많이 알려져 있다. 키가 30~40m까지 자라는 전나무와 달리 구상나무는 키가 작아 잎의 뻗어나감이 견고하면서도 중간중간 여백이 있어 장식을 달기에 적합하고 나무 모양이 아름답고 진한 피톤치드 향도 방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