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던 폐기물에 대한 처리를 놓고 제주도와 경기도가 다시 신경전에 들어갔다.
경기도에서 필리핀에서 반송될 예정인 폐기물 중 제주산 폐기물의 평택항 반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환경부와 제주시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6월13일 필리핀 민다나오에 남아 있는 국내산 폐기물 5177t의 국내반입에 대해 필리핀 정부와 협의를 마무리 했다.
이어 지난 9일에는 환경부 및 경기도, 평택시, 제주시 관계자 등이 모여 반입 과정과 반입 후 처리 방안에 대해 협의를 했다.
폐기물의 국내반송은 결정이 됐지만 이 폐기물을 어떤 경로를 거쳐 어디로 반입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 이 때문에 9일 협의 과정에서 이를 논의한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직 폐기물을 평택항으로 반입할지에 대해서는 결정이 안됐다”면서도 “다만 당초 필리핀으로 폐기물을 수출했던 업체가 평택시 업체이기 때문에 어느 항으로 반입이 되든 평택시에서 대집행을 통해 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제주산 폐기물에 대해서는 어느 항으로 반입을 하든 제주시에서 처리를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아직 폐기물이 어느 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게 될지 결정은 안된 상태이지만 경기도에서는 제주산 폐기물의 평택항 반입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필리핀 민다나오에 남아 있는 5177t의 폐기물 중 제주산 폐기물은 1880t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평택 시민들 및 일부 단체들이 필리핀에서 되돌아오는 폐기물이 평택항으로 들어오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고 지속적으로 항의를 하고 있다”며 제주산 폐기물의 평택항 반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제주시 측은 “제주산 폐기물은 제주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맞다”며 평택항이 아닌 다른 항구로 반입,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서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와 경기도는 이보다 앞서 이미 ‘폐기물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경기도는 지난 3월28일 “필리핀으로 수출됐다 반송된 제주산 압축 폐기물 등이 포함된 쓰레기 3394t이 평택항에 반입됐다”며 “정확한 제주도산 폐기물의 양을 파악한 뒤 해당부분 처리 비용을 부담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쓰레기는 제주도에서 나왔는데 피해는 경기도민들이 보고 있다”며 “평택항에 쓰레기를 마냥 방치할 수 없어 우선 처리하고 제주도산 압축폐기물 처리비용은 제주도에 청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 지사는 이에 대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이 안된 사실을 보도자료와 SNS을 통해 알린게 아닌가 싶다”며 경기도 및 이 지사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이어 평택항에는 제주산 폐기물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평택항에 있는 폐기물 중 제주산 폐기물이 있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원 지사와 제주도민에게 사과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