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꾸준히 늘었던 제주로의 인구유입이 제주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구 순유입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노동공급 감소, 민간수요 위축, 부동산 시장 위축 장기화 등에 영향을 미쳐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9일 공개한 ‘인구유입 변동이 제주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제주인구는 2009년 이전 순유출을 보이다 2010년부터 순유입으로 전환, 이후 빠른 속도로 늘어났고 최근부터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은 2010년부터의 순유입인구 증가 이유를 지역경제 호조 지속에 따른 일자리 증대와 자연친화적인 생활 환경에 대한 선호 증가, 이밖에 기업유치와 혁신도시, 국제학교 유치 등을 들었다.
하지만 2017년 사드갈등 이후 관광 및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되고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인구 정주여건이 악화되면서 인구 순유입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기업 도내 이전 저조와 제주지역 내 소득창출 및 취업기회 감소가 인구유입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인구유입에 따른 거주환경 악화 등 제주도민들의 인구유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인구유입 감소에 한 요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7년 월평균 1167명이던 제주 순유입 인구는 지난해 9월 이후 큰 폭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순유입이 소폭 늘어나기는 했지만 올 1분기 순유입 규모는 750여명에 머물러 이전 수준에 크게 못미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이런 인구 순유입 감소가 제주지역 성장의 하방리스크를 증대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GRDP 성장은 인구 증가에 상당부분 기인했다”며 “하지만 2017년 들어 GRDP 성장률에 대한 경제활동인구의 생산성 기여도는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15세 이상 인구증가가 정체되는 가운데 고령화 등으로 기존 경제활동 인구의 생산성도 둔화될 경우 지역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은행은 “인구유입이 감소할 경우 취업유발 효과가 약화되고 경제활동참가율 하락 등 노동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민간소비, 건설 및 설비투자 등 도내 유효수요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주택수요 감소 등으로 제주 부동산시장의 조정 국면이 지속될 경우 취득세 등 세수감소로 인재 지방재정의 경기대응 능력도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그러면서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생산가능인구 유입정책이 필요하다”며 “청년층에 대해서는 교육 및 일자리 질에, 중장년층은 주택, 자연환경 및 일자리의 양에 중점을 둔 맞춤형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는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해 지방소멸위험이 전국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라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주택시장 안정화, 임대주택 확충 등을 통해 주거비용을 낮춰야 한다”며 “문화 및 편의시설, 출산 및 아동 관련 의료시설도 확충해 교육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