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에서 제주 제2공항 추진과 관련해 “현 정부가 무능하다”며 “제2공항 공론조사 역시 제주도에 떠밀 것이 아니라 국토부에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황국 의원(자유한국당, 용담1･2동)이 제주도를 상대로한 도정질문에서 나온 발언이다.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도정질문 도중 의석에서 반발 목소리가 나오는 등의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황국 의원은 10일 오전 제37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도정질문 자리에서 원희룡 제주지사를 상대로 제주 제2공항에 대한 해법과 제주도정의 역할에 대해 질의했다.
김 의원은 먼저 “2015년 11월 제2공항 발표 이후 지나온 과정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며 “현정부에서 추진하는 사안이 이토록 힘든 과정을 겪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사업에 있어 지역 국회의원들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지난 4년 동안 확실한 입장표명 없이 두루뭉실하게 지나왔다. 이는 반드시 내년 총선에서 평가를 받고 심판을 받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국토부와 제주도에 핑계를 대지말고, 더 이상 뒤에 숨지 말고 떳떳하게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서귀포를 지역구로 둔 위성곤 의원을 겨냥, “서귀포 지역구 의원님의 입장표명을 촉구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또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찬성이 50~70%가 나오는 것도 있고, 공항에 부정적인 의견이 60% 나오는 것도 있다. 여론조사마다 결과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설문 과정에서 어떤식으로 질의를 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다르다”고 답했고, 김 의원은 “때문에 공론화 자체가 어렵다고 본다”며 제2공항과 관련된 논란에 대한 도의 입장을 물었다.
원 지사는 “제2공항에 대해 반대하는 여론은 이유가 있으니 반대를 하는 것”이라며 “그 이유에 대해 국토부와 검토 중에 있다. 앞으로도 반대 의견 개진 기회는 충분히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의사결정 자체를 특정입장에 의해서, 그것이 관철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식은 집단논리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에 수긍을 하면서 제2공항 문제에서 현재 공항 확충안은 빠져야 함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자꾸 현재 공항 확장안이 나오는데 이것도 현재 공항 인근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는 또다른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주 발전을 위해 고통분담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공항확충에 대해 현재 공항 주민들에게만 고통을 감당하라고 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공론조사 문제도 그렇다”며 “이는 국가시책사업이다. 공론조사를 도에 떠밀 것이 아니라 국토부에서 해야 한다. 제주도에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도 이에 수긍했다. 원 지사는 “공론조사를 하려면 법에 따라 국토부에서 해야 한다. 도는 국토부에 공항확충사업을 요구한 입장이다. 그런데 마치 제3자처럼 찬반을 묻고 공론조사를 하라는 것은 일관성이 없고 무책임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때문에 지금 정부의 무능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지역국회의원의 무능함도 있다. 왜 뒤에 숨기만 하는가”라고 비판했고 원 지사도 “그렇다. 반대할 것이면 차라리 반대할 것이고, 정부도 안할 것이면 안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동조했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자 의석에서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반발 목소리에 대해 “이는 자유한국당의 의견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의석에서 “도정질문 자리다. 질문을 하라”는 질책이 나오자 김 의원은 “도정질문은 의원 고유권한이다. 의석에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