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4일 성명을 내고 “제주올레 10코스에 예정된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을 반대한다”며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과 지역민을 대상으로 이 사업의 문제점을 알리고 개발사업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올레는 “올레 10코스는 해마다 올레꾼 수 만명이 걸을 정도로 사랑받는 코스”라며 "제주 서남부의 해안절경은 물론 일제 강점기와 4.3의 역사를 함께 만날 수 있는 코스다. 올레꾼만 아니라 제주 관광객도 송악산 일대를 걸으며 제주 지질자원의 중요성과 역사적 의미를 되새긴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악산 뉴오션타운이 조성된다면 제주 관광객과 올레꾼들은 더 이상 이 풍광을 만날 수 없게 된다”며 “송악산 주변 경관은 급격하게 훼손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제주올레는 또 “대정읍의 경우 이미 신화역사공원과 영어교육도시로 인해 하수용량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알려졌다”며 “이대로 개발사업이 이뤄진다면 하수가 그대로 방류돼 아름다운 바다 해양생태계를 파괴할 가능성이 높다”고 토로했다.
제주올레는 그러면서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이 지난 1월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한 부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제주도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는 지난 1월25일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에 대해 부대조건을 달아 심의를 통과시켰다.
사업부지 내 호텔의 층수를 사업자 측이 요구했던 8층에서 5~6층으로 낮추고 부속동의 층수는 4층으로 조정하는 것이 조건이었다.
또 동굴진지 보호방안으로 모니터링을 할 때 제주지질전문가를 참관시키고 사업부지 남측 주차장 조성시 투수성 재료 사용 등을 조건으로 심의를 통과했다.
이 사업은 제주도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함으로서 제주도의회의 환경영향평가 동의안 처리와 제주도정의 최종 승인 절차만을 남겨두게 됐다.
제주올레는 이 개발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며 “제주올레는 지난 12년 동안 제주올레 길을 내고 관리하면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아니라 원형 그대로의 자연과 문화 자원만 잘 활용하고 보존해도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규모 개발은 제주도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추진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제주올레는 그러면서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에 대한 반대 서명운동에 나섰다.
2000년 초부터 개발논란에 휩싸였던 송악산은 당초 개발사업이 취소되고, 2010년 도시관리계획이 재정비되면서 종전 유원지 지구가 98만730㎡에서 19만1950㎡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렇게 줄어든 부지는 2014년 중국 청도에 본사를 둔 ‘신해원’이라는 기업에 팔렸다. 당시 5500억여원을 들여 652실 규모의 관광·일반호텔과 휴양콘도미니엄 205세대, 상가와 전시관 등을 갖춘 ‘뉴오션타운’을 조성하는 계획이 마련됐다.
그러나 이 사업계획은 경관심의위원회에서 4차례에 걸쳐 보류되다 2016년 9월26일 3000억을 투입해 지상 8층(28m), 객실 405실 규모의 호텔과 지상 1층, 55실 규모의 콘도 등을 갖추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한 끝에 가까스로 심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예래휴양단지 개발사업에 대해 "공공복리에 기초한 유원지 개발계획이 아니어서 무효"라는 판결을 내리며 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 역시 주춤거렸다.
이 사업은 또 2017년 5월26일 환경영향평가 심의에서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환경평가위 심의에서 "송악산 일대 경관훼손이 우려된다"며 높이 28m의 8층 호텔을 높이 18m, 4층 규모로 층수를 낮추라고 주문한 것이다.
하지만 사업자 측은 8층을 포기하지 않았다. 2017년 12월과 지난해 4월, 8월 3차례에 걸쳐 환경영향평가심의가 이뤄졌지만 당시에 모두 층수가 문제가 돼 심의에서 의결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사업자측과 심의위원, 집행부가 계속 의견을 조율하는 협의 과정에서 결국 기존 8층을 5~6층으로 낮추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