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SUV 차량에 개를 묶고 도로를 질주한 50대 남성이 입건됐다.
제주서부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52)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제주지역의 동물보호단체인 '제주동물친구들'은 지난 26일 오후 제주시 애조로 연동 교차로 인근에서 한 SUV 차량이 백구 두 마리를 차 뒤에 매단 채로 질주한다는 제보를 받고 서부서에 고발장을 냈다.
제주동물친구들이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영상과 사진 등에서는 끌려다닌 백구가 흘린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과 함께 두 마리의 개가 SUV 차량에 끌려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제주동물친구들은 게시물을 통해 “현장에 나가 살펴봤다”며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도로에서 혈흔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탐문을 통해 얻은 증거들을 연동지구대를 통해 서부서에 넘겼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은 제주동물친구들에서 제보한 차량번호 조회 등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29일 입건했다.
A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다른 곳에 맡겨 키우던 개를 찾아오는 과정에서 트레이닝을 시키기 위해 개를 차에 매달았다”며 “학대 의도가 아니었다. 개가 다친 것은 운전 실수로 급발진을 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A씨는 또 백구의 행방에 대해 “300m 남짓 개를 매달고 주행을 했고 후에 풀어주자 마자 도망을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진술 내용이 알려지자 제주동물친구들은 SNS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제주동물친구들은 “A씨가 ‘개는 풀어주자 마자 도망갔꼬 본인은 개를 사랑하며 개를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그 개들은 본인의 개가 아니라고도 했다. 그가 늘어놓는 변명들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말들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잔혹한 동물학대범을 목격자의 정확하고 자세한 진술과 신속한 현장탐문을 통해 찾을 수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며 “동물학대가 근절되고 동물과 인간이 함께 행복한 그 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진술의 신빙성 여부와 이전에 동물을 학대한 전력이 있는지 등을 중심으로 조사를 할 계획이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