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예술재단의 재밋섬 건물 매입 논란이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도마에 올랐다. '위험한 계약'이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제주도의회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오라동)은 22일 오전 열린 제365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문화체육대외협력국을 상대로 한 질의를 통해 이번 재밋섬 건물 매매와 관련, “신탁 관련 법과 대법원 판례 등을 모두 검토했다”며 “그 결과 한 마디로 위험한 거래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부동산 매매와 관련해 재밋섬은 권리가 없다”며 “재밋섬이 채무를 갚아야만 신탁해지가 가능하고 그 이후 권리행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소유자와 어떤 계약도 체결이 안된 상태”라며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신탁해지를 하고 난 이후에 계약이 이뤄지거나 계약상에 거래은행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절차대로 중도금을 입금했는데 만약 신탁해지를 미루거나 연락이 두절되는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왜 이렇게 복잡하고 위험한 거래를 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대법원 판단을 봐도 위탁자 재밋섬은 소유권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손해배상 20억원 때문에 진행을 해야한다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헬스케어타운도 778억원에 대한 손해배상이 있어도 부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억 때문에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직무유기다”라고 비판했다.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연동갑)도 재밋섬 건물 매매와 관련, ‘위험한 계약’이라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이승아 의원이 이야기한 것처럼 등기분등본 상에 있어 소유권자는 은행”이라며 “하지만 이 은행을 배제한 계약이라던가, 공론화 과정도 없이 선거 기간에 시급하게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 이게 올바른 과정인가 싶다.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계약”이라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여러 변호사와 법무사, 공인중개사 등과 상의를 했는데 이 계약이 위험한 계약이고 부실한 계약이라고 이야기 했다”며 “도에서 밀어붙이기식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문제가 불거졌을 때 도에서 어떤 처리를 했는가? 공론화나 여론조사, 설문조사도 없었다. 너무 소극적이고 안일하다”고 비판했다. 

또 “재밋섬 건물과 같은 경우 차후 리모델링까지 고려하면 준공할 때까지 200억원이 넘게 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 비용을 가지고 제주문화예술인을 위한 멋진 공간은 얼마든지 다른 곳에서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민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역시 "기존의 헌 건물을 매입하는 것보다 신축을 통해서 조성할 수도 있다"며 "문화예술인들의 경우 커뮤니티 공간과 공연연습장 등에 대한 요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재밋섬 건물 매입을 통해서 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상범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은 "재밋섬 건물 옆자리에서 제주시가 문화레지던스 사업을 했고 제주 최초의 교회 건물도  있다"며 "'이아'와 중앙로 일대 한짓골에 대한 향수도 있다. 건물의 가치는 상대적이지만 예술행정에서는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논란에 대해 "의회의 지적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성태 제주도 행정부지사 역시 "문화예술인들에게 공연연습장과 커뮤니티 공간 등을 제공해주자는 뜻에서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흠을 남겨서는 안된다고 본다"며 "감사위원회 감사결과와 의회 지적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성 ㈜재밋섬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실질적인 소유권은 재밋섬이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재밋섬 건물 매매와 관련된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뤄졌음을 강조하며 “도의회가 거래은행에 ‘재밋섬 파크가 매매계약 관련 권한을 위임했는가’라고 질의했다. 하지만 회신은 ‘해당없음’이었다. 매매계약에 있어 실제적 소유권은 재밋섬에 있다. 도의회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재밋섬을 공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