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 멸종위기 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가 제주 바다를 안정적 보금자리로 삼고 있다. 최근엔 개체수가 다시 증가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의 개채수가 크게 줄어들었던 2008~2012년 이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래연구센터의 올해 초 발표에 따르면 이 남방큰돌고래는 지난해 기준 제주도 연안에 117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래연구센터는 지난 2007년부터 생태조사를 위해 남방큰돌고래를 연구해오기 시작했다. 이에 따르면 2008년 124마리였던 남방큰돌고래는 이후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114마리, 2010년에는 105마리였다. 이후 2012년에는 104마리로 줄어들었다.
바닷가에 쳐놓은 그물망에 걸려 폐사하거나 불법 포획으로 인해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남방큰돌고래의 개체수가 줄어들자 해양수산부는 2012년 6월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 남방큰돌고래를 희귀종으로 지정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남방큰돌고래의 개채수는 이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래연구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12월 종합을 목표로 개체수에 대한 조사는 계속 이뤄지고 있는 중"이라며 "정확한 개체수는 아직 확정할 수 없지만 지난 2012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는 있다"고 말했다.
계기는 이른바 국내 돌고래쇼에 동원이 됐던 남방큰돌고래와 관련된 이른바 ‘제돌이 사건’이었다.
‘제돌이’는 고래연구센터가 2007년 제주도 연안에서 발견한 남방큰돌고래다. 고래연구센터는 이후 2년간 제돌이를 관찰해왔다. 하지만 2009년 이 제돌이는 제주바다에서 자취를 감췄다.
제돌이가 다시 모습을 보인 것은 제주의 바다가 아니라 서울의 한 수족관이었다. 어부의 그물에 걸린 남방큰돌고래들이 퍼시픽랜드(주)를 거쳐 과천의 서울대공원으로 향한 것이다. 이후 제돌이는 서울대공원에서 공연에 동원되다 들끓는 여론에 결국 고향을 떠난지 4년만인 2013년 다시 제주 바다로 돌아왔다.
고래연구센터 측은 이 ‘제돌이 사건’ 이후 사람들의 인식 변화에 힘입어 돌고래들의 방류가 이어지면서 제주도연안의 남방큰돌고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돌이 방류 이후 2015년에는 2009년에 불법포획된 후 서울대공원에 있던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가 방류됐고 2017년에는 역시 서울대공원에 있던 '금등이'와 '대포리'가 제주의 바다로 돌아왔다.
이러한 방류 이외에도 어민들이 그물에 걸린 돌고래들을 적극적으로 풀어주는 것도 개체수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