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캠핑 중 실종된 뒤 일주일여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30대 여성에 대한 부검결과 “타살 혐의점이 없다”는 부검의 소견이 나왔다.
부검의 강현욱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일 오후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4층 부검실 앞에서 지난 1일 가파도 인근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된 최모(38・여)씨에 대한 부검 결과를 발표했다.
“시신의 폐를 살펴봤을 때 익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검결과 결박 및 목졸림의 흔적, 그 외 외력에 의한 상처 등 특별한 타살의 흔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 부검의는 또 사망추정 시간은 시신 발견 때로부터 일주일 전 정도로 판단했다. 경찰이 보고 있는 실종추정시간과 비슷한 시간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보면 당초 경찰의 추정대로 최씨가 세화포구 내에서 실족했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일단 최씨가 강력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 역시 희박해지게 됐다.
강 부검의는 다만 정확한 검사 등을 위해 폐에서 플랑크톤 등이 검출되는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할 예정임을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사망장소와 관련해서는 명확히 하기 위해 추가 조사에 나설 방침임을 시사했다.
경찰은 부검 직후인 이날 오후 최씨가 실종장소에서 100여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데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최씨는 지난달 10일 제주 구좌읍 세화리에서 가족들과 함께 캠핑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 25일 오후 11시38분 세화포구에서 자신의 언니에게 걸었던 전화를 마지막으로 그 흔적이 사라졌다.
최씨는 흔적이 사라진 뒤 일주일 후인 지난 1일 가파도에서 서쪽으로 1.6km 정도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됐다. 최씨가 실종된 세화포구와 발견된 가파도는 해안선을 따라 103km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시신이 해류를 따라 세화에서 가파도까지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들이 나왔었다.
반면 경찰은 이날 해류에 따른 이동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찰은 “해류 등 물길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분들은 제주해역에서 어로활동을 하시는 분들”이라며 “이분들을 상대로 의견을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에 따르면 세화에서 성산쪽으로 해류가 흐르고 이후 일본으로 가는 해류와 남쪽으로 흐르는 해류가 있다. 시신이 남쪽으로 항하는 해류를 따라 서귀포쪽으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4년 전인 2014년 10월경 성산에서 가라앉은 선체의 일부가 수일 후 한림읍 귀덕리에서 발견된 사례도 제시했다.
“해류를 따라 한림과 차귀도를 지나 가파도까지 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견에 반대 의견을 보이는 어업인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제주 인근 바다에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높은 파도가 일고 있었던 상황을 들어 "태풍의 영향으로 시신이 가파도 방면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또 일각에서 파도 등에 의해 의복이 벗겨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의복이 벗겨지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의복의 재질이 물에 젖었을 경우 신체에 쉽게 달라붙는 재질”이라며 “또 시신이 부패하면서 팽창해 옷이 끼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