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주에 들어온 예멘 난민들과 관련된 메시지를 전했다. 나아가 제주교구에 예멘 난민들을 위한 자선기금도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9일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를 통해 “예멘 난민들을 환대하자”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교황청자선기금 1만 유로(한화 1300만원 상당) 를 천주교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에게 전달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이날 제주시 삼도2동 중앙성당에서 열린 미사를 통해 “제주교구의 두 주교님이 최근 500여명의 예멘 난민에 관한 사목 서한을 발표했다”며 “저는 두 주교님들의 권고에 전적인 지지를 보낸다. 주교님들의 권고는 교황께서 발표하신 회칙 및 권고와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교황께서는 새로운 사회・지리적 현실 앞에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좀 더 너그럽게 우리의 형제요 자매인 예멘인들을 환대하자고 촉구하신다”며 “의심과 두려움이 남을 존중하는 마음과 남들을 너그럽게 대하는 태도를 집어 삼키게 놔두지 말자”라고 촉구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이어 “교황께서는 예멘 난민들을 환대하고자 모범적으로 얼마간의 물질적인 후원을 하고자 하신다”며 강우일 주교에게 1만 유로의 교황청 자선기금을 전달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이보다 앞서 지난 28일 서귀포시내 한 예멘인 숙소를 비공개로 방문, 예멘인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예멘 난민들을 향해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해 모르면 두려워 한다”며 “하지만 알게 되면 두려움이 없어지고 친구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형제고 자매다. 모두 같다. 우리와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도 받아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의 법을 잘 지켜 달라. 두려워하지 말고 당신이 누군지 보여달라”며 “믿음을 이어간다면 신께서 언젠가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29일 미사를 마치고 제주를 떠나기 전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 4.3영령들을 위해 기도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