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6시55분쯤 제주시 우도면. 홀로 사는 강모(84) 할아버지가 두통과 고열을 호소하고 나섰다. 냉수찜질 등으로 주변 이웃들이 나섰지만 모두 허사. 이웃 주민들은 해경에 도움을 요청할 수 밖에 없었다.
급기야 해경이 출동, 강 할아버지는 해경 경비정에 실려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서야 겨우 기력을 회복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로 제주에서 온열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14일째 30℃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5.5℃로 올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 등 연일 유례없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2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8월 현재까지 발생한 온열환자는 62명. 지난해 같은 기간에 발생한 환자 37명보다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온열환자는 7월중에만 57명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달 11명보다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해 발생한 온열환자는 남성 50명· 여성 12명이었다. 50대와 60대 이상에서 각각 21명씩 발생했다.
열사병(일사병) 7명, 열경련 20명, 열실신 3명, 열탈진 31명, 기타 1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당일 퇴원한 환자는 50명, 12명은 입원 진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열질환은 열에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질환으로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열사병은 40℃ 이상의 고열이 나고 땀이 나지 않아 온몸이 건조하고 뜨겁다. 의식을 잃을 수도 있으며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른다.
열탈진은 열이 40℃까지 오르며 힘이 없고 극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얼굴빛이 창백해지며 근육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열경련은 어깨와 팔, 다리, 복부 등 근육의 경련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열실신은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증세다. 열부종은 손이나 발, 발목으 붓는 증상이며 열 발진은 여러개의 붉은 뾰루지 또는 물집이 목과 가슴상부, 팔, 사타구니 등에 발생한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선 물을 자주 마시고 시원한 물로 목욕을 하는 등 체온이 오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가벼운 옷을 입어 열 발생을 차단해야 한다.
외출시에는 양산과 모자 등으로 햇볕을 차단, 가급적이면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고령자와 독거노인, 만성질환자(고혈압, 당뇨 등), 어린이, 폭염에 취약하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기증이나 두통, 메스꺼움, 근육경련 등 온열질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발생할 경우,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시켜 119로 연락해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한편 도는 1일 긴급 폭염대책회의를 열고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도는 ▲인명 보호 ▲농축산 및 수산분야 등 분야별 대처상황 및 역할 분담, 응원 체계 재점검 ▲재난도우미 운영 등을 통해 폭염에 대응하고 있다.
재난도우미 1295명은 무더위 쉼터 448곳을 점검하고 독거노인 465명과 거동 불편자 1156명을 방문해 건강을 체크하는 등 특별 관리에 나서고 있다.
도는 농·축·양어가에 대해▲농산물의 생육 상태 관찰 ▲비닐하우스 환기 및 차광막 설치 ▲축사 환기 및 냉방장치 가동 ▲양어장 수온 모니터링 등을 강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