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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 NLCS Jeju, BHA 이어 SJA Jeju 내년 개교 … 대학존도 개발 예정
국제학교 졸업생 국내외 명문대 대거 합격 … 재학생․학부모 만족도 높아

 

지난 15일 서귀포시 대정읍 영어교육도시 현장. 노란 유채꽃과 철쭉꽃으로 뒤덮힌 화단. 고색창연한 유럽풍 스타일의 캠퍼스 곳곳에 들어서 있다. 

멋들어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캠퍼스를 다닌다. 널따란 잔디 운동장에서 공을 차는 학생들도 보이고, 가면놀이를 하는 학생들도 있다. 외국인 학생과 교사를 만나는 건 허다한 일이다. 

 

캠퍼스 주변으론 큼직한 아파트가 우뚝 들어서 있고 곳곳에 빌라와 단독주택 등 건축공사 열기도 한창이다. 공사장 인부들의 쇠망치 소리와 중장비 굉음으로 신도시가 만들어지는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조성된 영어교육도시 현장에서 부동산을 운영한다는 박모(51)씨는 "나름 괜찮은 대입 성적을 각 학교들이 내다보니 이 지역 땅이나 아파트 시세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꽤 된다"며 "애초 분양가보다 시세가 크게 오르다보니 서울 강남 등지 아줌마들도 눈독을 들이는 땅이 많다"고 말했다. 

한 초등학생은 “자유로운 분위기가 좋다. 영어실력도 많이 늘었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해외조기 유학 수요를 흡수한다는 명목으로 정부에 의해 조성된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상종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해가 갈수록 입학생이 늘고 있는데다 새로운 학교들이 속속 유치, 제주에 새로운 열풍을 불러오고 있다.

 

현재 영어교육도시 내 재학생수는 지난해 말 기준 2404명. 운영 첫해인 2011년 말 817명보다 3배가량 늘었다.

 

게다가 2년여 전부터 대입 응시생인 졸업생을 배출하면서 유명세도 치르고 있다. 세계 100위권 내 유수 명문대 합격이란 낭보가 속속 날아들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도시 내 공립학교인 한국국제학교(KIS)와 영국의 NLCS, 캐나다의 브랭섬홀 아시아(BHA)가 주인공이다. 최근 2년 연속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웨슬리안, UCLA, 코넬대, 서울대 등 국내외 명문대 합격은 물론 4년 전액 장학생 등도 다수 배출했다.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다. 영어교육도시 조성 주체인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지난 2월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 10명 중 7명이 자녀가 재학중인 학교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학부모들은 '국제학교가 없었다면 자녀를 해외로 유학 보냈을 것'이라는 응답이 45%로 나타났다. 당초 해외 조기유학 수요 흡수라는 영어교육도시 조성 명분이 어느 정도 먹혀들어간 셈이다.

BHA를 졸업, 지난해 미국 명문대에 진학한 자녀의 학부모인 양모(50)씨는 “제주에 보낼만한 학교가 있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아이가 만족스런 학교 생활을 했고, 또 가고 싶은 대학에 갈 수 있었던 것도 어찌 보면 행운"이라고 말했다.

국제학교의 학비는 연 평균 2500만원 정도(기숙사비, 특기활동비 등 제외). 모든 비용을 더할 경우 4000만~5000만원이지만 그래도 해외유학비용(연 평균 1인당 7000만원)에 비해선 저렴한 편. ‘기러기아빠’ 등의 사회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 바로 제주로 유학을 떠나는 이유다.

1인당 연간 약 7000만 원이 소요되는 해외유학 비용을 감안할 때 2011년 국제학교 개교 이후 5년간 누적 외화 절감액은 258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들은 기존 외국인 학교와 달리 내국인 입학 비율에 제한이 없다. 유치원부터 초중고교에 이르는 전 과정이 있고 국내외 학력(NLCS는 영국, KIS는 미국, BHA는 캐나다)이 동시 인정돼 국내외 학교 어디로든 전학이나 진학이 가능하다.

 


영어교육도시는 노무현 정부 시절 정책을 추진, JDC가 조성사업을 맡아 조성공사를 벌이고 있다. 2008년부터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보성·대평리 일대(총 379만 2049㎡)에 총 사업비 1조 7810억원을 들여 영어교육도시를 조성중이다.

 

2011년 노스런던칼리지잇스쿨(NLCS Jeju)과 한국국제학교(KIS Jeju)를 시작으로 2012년 브랭섬홀아시아(BHA)가 개교, 현재 24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내년 9월에는 4번째 국제학교인 미국의 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 제주(SJA Jeju)가 개교한다.

해외유학과 어학연수를 대체해 외화 유출을 억제, 제주를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중심지이자 동북아시아 교육 허브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공립학교인 KIS는 제주교육청이 설립, YBM이 운영을 맡고 있고 사립학교인 NLCS Jeju와 BHA는 JDC의 자회사인 ㈜해울이 운영을 맡고 있다.

 

JDC는 2021년까지 국제학교를 7곳으로 확대해 학생을 9000명으로 늘리고, 2단계로 대학존을 개발해 세계 유명 대학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영어교육도시 내에는 영어교육도시 사무소와 제주영어교육센터, 119센터, 주거시설, 곶자왈 도립공원 등의 각종 인프라가 들어서있어 제주의 신흥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영어교육도시가 풀어야할 과제도 있다. 귀족학교 논란과 과실송금 문제다.

 

고액의 등록금에 더해 기숙사나 특기활동 비용이 만만찮아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학교란 논란이다.

 

이런 논란을 의식, 학교 별로 장학금 수혜폭을 확대하는 등 움직임도 있다. KIS의 경우 재정형편이 어려운 도내 학생들을 위해 특별장학생을 선발하는 등 각종 장학제도로 입학금은 물론 수업료, 기숙사비, 해외자원봉사 활동 참가비 등 수업과 관련된 비용 일체를 감면해주고, 교육보조금(10만원)을 주고 있다.

 

NLCS와 BHA도 저소득층과 성적우수생 등에 대한 장학금 수여를 확대하고 있다.

 

과실송금 논란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시민단체 등이 끊임없이 "사실상의 교육장사인데다 공적 자금으로 도시를 조성하고 외국법인이 편안하게 이윤을 본국으로 가져가고 있는 구조는 어불성설"이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무록 JDC 교육도시처 부장은 “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는 영리법인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며 “향후 들어서는 국제학교들은 민간투자가 필요한 실정인데, 민간투자에 따른 투자금회수와 투자이익이 있어야 국제학교들을 유치할 수 있다. ‘유학대체지’로서의 기능을 해내려면 영리행위는 어쩔 수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정욱수 ㈜해울 대표는 “국제학교의 운영 자율권을 바탕으로 지속적 글로벌 우수 인재들을 배출해 영어교육도시 조성 목적이 달성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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