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5명이 양팔을 벌려 안기도 힘들 정도의 거목이었던 수령 200년의 제주해송(海松)이 결국 재선충병에 무릎을 꿇었다. 제주에서 둘레가 가장 큰 소나무가 재선충을 이기지 못하고 고사했다.
제주도는 7일 제주시 해안동에 있는 해송 보호수(지정번호 13-1014-29)가 재선충병 감염 후 완전히 고사돼 되살아나기 어렵다고 판단, 보호수 지정을 해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나무는 벌목 방식으로 제거될 예정이다.
수령 200년인 이 소나무는 높이 12m, 폭(가지 끝에서 끝까지) 29m이며 흉고(성인 가슴높이) 둘레는 8.2m에 달한다. 흉고 둘레는 제주에 있는 소나무 중 가장 크다.
지난해 10월 재선충 감염 판정을 받아 약물을 투여하고 가지를 제거, 예방약을 투여하는 등 치료를 받아왔으나 결국 명을 이어가지 못했다.
제주에서 재선충으로 고사한 보호수는 이번이 5번째다.
2013년 10월 제주시 도련동에 있는 보호수 소나무 4그루 가운데 2그루가 고사하기 시작, 지난 2월 마지막 소나무 마저 고사했다.
이제 제주에 남은 해송 보호수는 34그루로 줄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다른 소나무까지 감염시킬 우려가 있어 조만간 제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재근 기자]
☞해송은? 상록침엽 교목으로 높이 35m, 지름 2m에 달하며 수피는 암갈색이고 갈라진다. 동아는 백색이고 언저리에 백색 연모가 많다. 잎은 침형으로 2엽 속생하며 짙은 녹색으로 몹시 억세고 길이 9~14㎝, 너비 1.5mm이다. 암꽃은 난형으로 자색이고 5월에 핀다. 소나무에 비해 동아가 백색이고 수피가 암갈색이며 잎이 짙은 녹색으로 억세다. 수피, 화분을 약용 또는 식용으로 활용하며 해변사구의 조풍림(潮風林)으로 조림하면 좋다. 해변의 산지 550m 이하에 난다. 중부 이남과 일본에 분포한다. [원색한국기준식물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