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변경, 사업중단을 반복하며 표류를 거듭해 온 오라관광지 개발사업이 결국 퇴출의 길로 들어갔다. 사업시행승인이 취소됐다.
제주도는 장기간 사업 추진이 중단된 오라 관광지에 대하여 28일자로 개발사업 시행승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348조에 따르면 개발사업의 계속적인 시행이 불가능할 경우에 개발사업 승인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승인이 취소되는 오라 관광지는 1999년 12월 개발사업 시행승인을 받은 이후 여러 차례 사업시행자 변경과 사업기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사업기간인 2014년 12월 31일 만료시 까지 개발사업이 정상화되지 못했다.
더불어 공동사업시행자 소유 토지가 매각되거나 경매된 상황으로 더 이상 계속적인 사업시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오라관광지 개발사업은 제주시 오라2동 산 91번지 일원의 268만3686㎡면적에 3909억원 투자해 골프장,숙박시설, 리조트 쇼핑센터 등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이 오라관광지는 태생부터 기구한 운명의 길을 걸어왔다.
지금은 폐지됐지만 제1회 세계선문화축제의 무대였던 장소가 바로 이 오라관광지다. 한라산과 제주시를 잇는 중산간 지역, 풍부한 경관과 조망을 갖춘 곳에 터 잡은 곳이어서 관광개발 최적지로 손꼽히는 곳이었다.
첫 사업자론 쌍용건설이 나섰다. 1999년 12월 개발사업이 승인, 쌍용건설과 유일개발, 오라관광지구 토지주조합이 공동사업자로 나섰다.
하지만 그 시절 외환위기에 따른 구제금융(IMF) 여파로 사업은 꼬여가기 시작했다.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며 4000억원을 투자하려던 계획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결국 자금난에 시달리던 쌍용건설은 2004년 자회사인 유일개발 지분 100%를 (주)지앤비퍼시픽에 넘겼다.
오라관광지는 그후 또 홍역을 치렀다. 개발사업권이 2005년 7월 당시 다단계 판매기업으로 유명한 JU그룹 계열사인 알바스트로개발(주)로 넘어갔다.
하지만 JU그룹 총수인 주수도 회장이 수천억원대 사기·비자금 사건에 휘말리며 구속, 사업은 공중분해의 길로 접어들었다.
오라관광지 사업권은 이후 극동건설로 넘어갔다. 웅진그룹 계열의 극동건설(주)은 2006년 12월 오라관광지구 개발부지와 사업권을 인수해 2008년 10월 제주도로부터 개발사업승인을 받았다.
극동은 우선 1단계 사업으로 1600억원을 투자해 현재 공정률 35% 상태에서 중단된 85만2000㎡ 규모의 골프장(18홀) 조성공사와 호텔 클럽하우스(152실), 콘도미니엄인 티하우스(224실)를 재추진, 2012년 5월 문을 열 예정이었다. 이후 113만8000㎡ 부지에 600억원을 투자하는 2단계 사업도 계획했었다.
하지만 이 역시 고꾸라지고 말았다. 극동건설 역시 부도사태를 맞은 것.
2005년부터 사업기간 연장을 3차례(2009년, 2012년, 2014년 12월31일)나 반복해 온 오라관광지는 결국 ‘삽질’만 거듭한 셈이 되고 말았다.
제주도는 사업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지난 2월16일 청문을 실시했고, 5월6일 도정조정위원회를 통해 오라관광지 개발사업시행 승인을 취소하게 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공동사업시행자 소유 토지가 매각되거나 경매돼 사업지속이 어렵다고 판단, 개발사업 시행승인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현재 오라관광지 개발사업 부지 260만㎡ 중 88%를 차지하는 228만㎡ 부지는 중국자본인 JCC(주)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누리=이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