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상권을 종횡무진 누비는 제주어 3형제가 확인됐다. ‘올레(올래)’, ‘바당(바르)’, ‘오름’이 그 주인공.
더불어 오라방(오빠)횟집, 가시아방(장인) 처럼 친숙한 친족 관계를 드러내는 단어가 가게 상호로 잘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발전연구원(원장 강기춘) 제주학연구센터 오승훈 전문연구원의 '옥외광고물 상호의 제주어 활용 실태 조사' 결과다.
연구는 상호에 제주어가 전체적, 부분적으로 활용된 제주도 전 지역의 의식주 관련 업종 456개 업소(제주시 262개, 서귀포시 194개)의 옥외광고물을 조사‧분석했다.
이 조사에는 한국전화번호부(주) 발간 「Kt 전화번호부 2014」와 OK114(주) 발간 「OK114 전화번호부 2013~2014」에 등재된 의식주 관련 업종과 제주시, 서귀포시 동(洞) 지역을 답사하여 확인한 제주어 활용 상호를 대상으로 했다. 상호에 제주 지명이 활용된 업소는 연구 대상에서 제외했다.
올레가서 전복먹자, 바당이 좋아, 낭만오름 등에서와 같이 3개 단어는 다양한 형태로 활용됐다.
오라방횟집, 가시아방 같이 친족 관계를 나타내는 어휘는 36개 상호에서 확인되어 전체 제주어 활용 상호의 7.9%를 차지했다.
상호의 구조 면에서 424개 업소가 '어멍아방 식당'과 같이 가게 이름을 나타내는 상호부에 제주어를 활용했다. 32개 업소는 '광양 오메기떡'의 예처럼 업종을 표시하는 업종부에 활용했다.
제주어 단어를 1개만 활용한 업소는 388개로 조사됐으며, 이 중 제주어 명사 1개를 활용한 상호는 344개였다.
제주어 표기 수단으로 438개 업소가 한글을 전용했다. 로마자에 한글을 병기한 업소(예,GOPDAK 곱닥)는 6개 , 한글 표기에 로마자를 병기한 업소(예,팡pang) 2곳, 로마자로만 표기한 업소 9곳, 음성적으로 유사한 영어 알파벳 자모로 표기한 1개 업소도 확인됐다.
제주어 표기 오류도 87개 상호에서 확인됐다. 이는 전체 제주어 활용 상호의 19.1%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성님 옵서'(형님 오세요)를 '성님 옵써'로, '하르방(할아버지)순대'를 '하루방순대'로 잘못 표기하는 예들이 있었다.
언어적 구조의 측면에서는 단어 형식의 상호가 355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오 연구원은 "제주어 상호 제작 확산 기반 구축을 위해 상호 제작 상담 창구를 개설하고, 상호 제작 참고 자료 발간 및 보급, 제주어사전에 대한 접근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며 제주어 학습 자료 개발 및 제주어 개설서 발간‧보급 및 교육, 제주어 표기법 강좌 운영 등도 제안했다.
이밖에 제주어 활용 옥외광고물 공모전 개최, 우수 옥외광고물 시상 제도 시행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 [제이누리=이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