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4.3유족회와 재향경우회가 얼굴을 맞댔다. 4.3사건의 앙금을 털고 화합과 화해를 도모하기 위한 일련의 만남이다. 제주도가 주선했다.
제주도가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 정문현)와 제주도 재향경우회(회장 현창하) 회원 40여명을 초청해 16일 화합 행사를 개최했다.
4·3유족회와 재향경우회의 화합행사는 2013년부터 시작됐다. 현충일 추념식 및 4·3희생자추념식 참가 등 두 단체의 교차방문이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두 단체는 지난해 열린 제95회전국 체전에서 공동 성화 봉송을 해 화해와 상생의 메시지를 전 국민에게 전달했다.
대통령 주재 통일준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두 단체의 화합 행사를 남남 갈등 극복의 사례로 소개한 바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4·3유족회와 재향경우회가 화해와 상생의 4·3정신 구현을 통하여 새로운 세계를 열어 나가고 있다"며 "행정에서도 적극적으로 이를 뒷받침 하겠다"고 말했다.
4·3 유족회는 4·3을 공권력의 남용에 의해 민간인이 희생된 사건으로, 재향경우회는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이 빚은 사건이라는 대립적 시각을 가져왔다. 역사적 대립으로 냉각됐던 두 단체가 해빙기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제이누리=이재근 기자]